“바비의 분노”…여성주제 영화인데 남자 조연만 오스카 후보라니
여성 감독, 주연 후보 못올라
지난해 전 세계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바비’가 오스카상(아카데미) 주요 부문 후보에서 제외된 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바비’는 지난해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고, 전 세계에서 약 14억4563만달러(약 1조9300억원)를 벌어들였다.
23일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오는 3월 10일 열리는 제96회 오스카상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바비’는 작품상과 남우·여우조연상, 주제가상, 미술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주요 부문이라 할 수 있는 감독상·각본상·주연상 후보에선 빠졌다. 지난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국 박스오피스를 석권하며 가부장제를 유쾌하게 비판했다는 평단의 호평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특히 영화에서 주인공 ‘바비’를 맡은 배우 마고 로비와 그레타 거위그 감독의 후보 지명 불발 소식이 여론을 달궜다. CNN은 “평단의 극찬을 받고 세상을 놀라게 한(sensational) 창조력을 발휘한 거위그가 감독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며 “‘바비’는 충격적인 멸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바비의 남자친구 ‘켄’ 역할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라이언 고슬링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거위그와 로비가 후보로 지명되지 못한 것이 실망스럽다”며 “바비 없이는 켄도 없다”고 했다.
아카데미의 ‘바비 푸대접’이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성차별적 구조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두 사람의 후보 지명 불발은) 많은 이에게 여성이 성차별로 가득한 사회에서 성공하고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영화의 메시지를 더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했다. ‘롤링스톤’은 “바비가 진지한 영화로 간주되기엔 너무 여성스러웠나? 너무 핑크색 일색이었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오스카상 후보는 영화 업계 관계자인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이들에게 페미니즘 주제를 담은 ‘바비’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에선 ‘바비’의 후보 지명 불발을 페미니즘에 대한 차별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바비는 별로였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작품상 후보 중 셋이 여성 감독의 것이었다. “(오스카에서) 여성이 배제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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