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암의 씨앗 찾는 혈액검사 구축해야”…‘다중 암 진단 기술’ 주목

홍아름 기자 2024. 1. 2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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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혈액 검사만으로도 폐암과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을 포함해 최소 50종의 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다중 암 진단(MCD)' 기술이 최근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에 국내에서도 최연호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의 6개 암종을 동시에 조기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개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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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 기고
대니얼 하버 미국 하버드대 의대 종양학과 교수 연구진은 25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다양한 암을 한 번의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기반의 다중 암 진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조선DB

한 번의 혈액 검사만으로도 폐암과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을 포함해 최소 50종의 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다중 암 진단(MCD)’ 기술이 최근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미국 암 치료 분야의 전문가인 대니얼 하버 하버드대 의대 종양학과 교수는 이달 25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혈액 기반의 다중 암 진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기고문을 냈다.

다중 암 진단은 암세포가 혈액이나 체액에 배출하는 DNA 조각이나 순환 종양 세포와 같은 생물학적 물질을 감지해 암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최근 20년 동안 수술로 암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전이로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암’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이 나왔다. 분자 표적 또는 방사선 치료로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올랐으나, 대부분 임상적으로 암이나 전이가 확인된 뒤에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혈액 기반의 MCD를 도입해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MCD로 작은 범위의 침습성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이나 방사선으로 처음 시작된 원발성 종양을 없애고, 확산된 미세 암세포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최연호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의 6개 암종을 동시에 조기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개발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다양한 MCD가 연구·개발되고 있으며, 일부 방법은 미국이나 영국의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유전자검사업체 일루미나의 자회사인 그레일(GRAIL)에서 개발한 갤러리(Galleri) 검사가 있다. 혈장에서 순환 종양 DNA와 같은 종양 세포의 DNA를 추출해 암을 진단하는 방식이다. 최근엔 암에서 유래한 순환 종양 DNA의 크기와 양을 감지하는 델피(DELFI)나 재발성 돌연변이,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검출하는 캔서시크(CancerSEEK) 기술도 나왔다.

이러한 MCD 기술은 다양한 암의 공통된 특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도 암이 있는지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테스트의 성능이나 예측력은 검진 중인 암의 유병률에 따라 달라지고, 집단에 따라 유병 패턴이 변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다양한 유형의 암 환자와 건강한 개인의 갤러리 검사 결과를 보면, 1기 암의 경우 암 환자를 올바르게 식별할 확률은 16.8%, 2기 암은 40.4%였다.

특히 50세 이상의 건강한 개인 6621명 중 1.4%가 갤러리 검사에서 양성을 나타냈으나 이 중 38%만이 암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62%는 위양성이었다. 연구진은 “위양성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영상 촬영이나 침습적 검사가 추가로 필요하고, 환자에게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며 “혈액 기반의 다중 암 진단법은 새로운 진단법인만큼 비용, 효율성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암 선별검사와 비슷하게 민감도가 낮고 위양성률이 높아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는 50세부터 75세 사이의 무증상 개인 14만명을 대상으로 표준 임상 암 검진 프로토콜과 갤러리 검사를 모두 받는 실험을 하고 있다. 실제 암 유병률과 혈액 기반 다중 암 진단법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한편 연구진은 “개인별 암 위험을 평가하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암 유병률이 높은 인구 집단을 추려 MCD 검사를 진행하면 암 진단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임상 영상을 분석하는 기술과 함께 쓰이면 암 조기 발견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참고 자료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k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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