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 일초 갑진(甲辰) 용틀임
럭셔리 산업에서 브랜드가 지닌 고유의 스토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역사와 전통, 가치관을 담은 이야기를 잠재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하이엔드(초고급) 제품들은 그 대상을 대중으로 확장 중이다. 매장을 방문한 이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지식과 함께 독창적이며 감각적인 경험을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중들이 럭셔리 브랜드의 스토리를 인문학적, 사회문화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로고와 시그너처 디자인으로만 인식되던 럭셔리 브랜드의 스토리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유대감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갑진년(甲辰年) 청룡(靑龍)의 해를 맞아 각 브랜드만의 기술과 감각을 담은 신상과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다. 용이 가진 강인함과 힘, 용기, 번영 등 다양한 상징을 담아 브랜드 스토리에 녹이고자 했다.
초침따라 용이 꿈틀… 80시간 정성으로 새긴 찬란한 시간
청룡의 해, 리미티드 시계
예거 르쿨트르, 메탈 표면 조각…살아있는 용처럼 입체감 극대화
피아제, 비늘 한땀한땀 강조… 현대적이면서 역동적인 느낌
브레게, 진주로 여의주 표현
시계 케이스를 반대쪽으로 돌리면 황금빛 구름에 둘러싸인 장엄한 용이 자태를 드러낸다. 핑크 골드 메탈 케이스에 인그레이빙된 용은 화려한 블랙 그랑 푀 에나멜 배경에서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만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폴리싱(연마) 처리된 용의 표면, 블랙 로듐으로 강조한 비늘의 섬세한 디테일, 구름의 대조적인 샌드블라스트로 빛을 포착하고 굴절시켜 더욱 역동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명품 브랜드 피아제도 설을 기념해 매력적인 타임피스로 구성된 특별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다. 피아제는 2012년에도 음력 설 캡슐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12년 만에 돌아온 이번 컬렉션에는 대담한 창의성과 놀라운 정교함이 들어가 용의 강렬한 에너지를 끌어안았다.
특히 골드 인그레이빙 기술로 용의 비늘을 강조해 깊이와 입체감을 더했다. 십이지간의 새로운 주기를 알리는 이번 캡슐 컬렉션은 풍부한 에너지와 감동, 유쾌한 자유로움을 발산한다. 독창성과 대담함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피아제만의 코드를 고스란히 구현해 낸 특별한 ‘하이 주얼리’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로듐 도금 골드 회전 플레이트에는 수공 기요셰로 구현한 팬 모티브가 장식돼 있다. 메인 플레이트 아래에 자리 잡은 골드 브리지는 앤트러사이트 갈바닉 기법이 특징이며 기요셰 기법으로 완성한 클루드 파리 홉네일 모티브가 장식돼 있다. 로마 숫자와 사파이어 아워 서클에 자리한 미닛 트랙은 먼저 레이저 인그레이빙을 거친 뒤 검은 빛깔로 광택을 입혔다. 플랜지에 새겨진 12개의 로마 숫자는 챕터 링 위에 있는 숫자 음영을 재현한다.
다이얼에서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용은 모두 수공 인그레이빙 로즈골드 아플리케로 만들었다. 장엄한 자태가 돋보이는 환상의 동물은 천연 화이트 머더 오브 펄로 완성된 여의주를 향해 눈을 번뜩이며 끊임없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로마 숫자, 미닛 트랙, 구름은 모두 골드 파우더 분홍 빛깔로 완성했다. 챕터 링은 절제된 디자인의 라운드 골드 아워 마커 12개와 만나 풍성한 매력을 자아낸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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