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도 AI 열풍… 애플·테슬라 대신 MS·엔비디아 담아
올해 국내 증시 한파에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연초부터 25일까지 코스피는 7.5%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 올라 지난 24일(현지 시각) 장중 4900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올 들어 5% 가까이 올랐다.
2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는 연초부터 지난 24일까지 미국 주식을 98억6500만달러(약 13조1800억원) 매수했다. 거래일 기준으로 보름 남짓한 기간에 작년 연간 매수액(1351억9010만달러)의 7% 넘게 사들이며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 기준으로는 4억8985만달러(약 6500억원)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서학개미의 장바구니 내용도 달라지고 있다. 애플과 테슬라에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로 바뀌는 것이다.
◇보유액 2위 애플→엔비디아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연말 기준) 서학개미 보유 주식 1~3위(금액 기준)는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순으로 굳건했다. 그런데 올 들어 엔비디아가 애플을 3위로 밀어내고 한 단계 올라섰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테슬라(114억2550만달러), 엔비디아(52억2415만달러), 애플(50억2258만달러), MS(30억7390만달러) 순으로 컸다.
판매량 하락 전망에 애플이 흔들렸다. 지난 2일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주 매출원인 아이폰 판매량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결국 지난 12일 애플은 ‘시가총액 1위’ 자리를 2년 2개월 만에 MS에 내어주는 굴욕을 당했다. 비록 지난 18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하며 주가가 반등했지만, 한 달 전에 비해 지난 24일 애플 주가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연일 고공 행진이다. 지난 24일에는 엔비디아 주가가 613.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동안 26%나 뛰었다.
인간 두뇌처럼 사고하는 생성형 AI가 운명을 가른 요인이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AI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작년 한 해 동안만 주가가 246% 올랐음에도 올해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CPU)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순매수 1위는 MS, 테슬라는 시들
올해 들어 24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MS다. 2억1121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테슬라(1억2010만달러)보다 두배 가까이 많다.
MS 순매수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배 가까이 뛰었다. MS는 3년 전인 2021년 1월만 해도 서학개미 순매수 종목 상위 50위에도 들지 못했는데 이번에 1위로 올라섰다. MS는 24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했다.
MS도 생성형 AI 파도를 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지분을 49%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투자은행 제어드는 “업계에 생성형 AI를 향한 엄청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MS 주가도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했다.
반면, 3년 전 서학개미 순매수 1위였던 테슬라는 MS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사랑은 식어가는 추세다. 순매수액이 2021년부터 3년간(매년 1월 기준) 줄어드는 추세다. 2021년과 비교해 올해 1월 테슬라 순매수액은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테슬라는 24일 뉴욕 증시에서도 대형 기술주 일곱을 일컫는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나 홀로 하락했다. 전날보다 0.6% 떨어진 207.8달러에 마감했는데, 시간 외 거래에서 3% 넘게 주가가 더 빠졌다. 작년 4분기 매출(251억6700만달러)과 주당순이익(0.7달러)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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