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지구 종말, 90초밖에 안 남았다?”
지구 멸망을 예고하는 시계가 있다. 시곗바늘이 자정을 가리키면 핵전쟁이 터졌음을 의미한다. 그때면 지구에서 인류가 사라진 뒤다. 지구종말시계 사용서가 그렇다.
핵전쟁이 인류를 멸망시킨다는 공포가 처음 엄습했던 건 1945년이었다. 미국의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후였다. 미국 핵과학자회가 머리를 맞댔다. 이 단체는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 원자폭탄 제조를 주도한 미국 핵물리학자들의 모임이다. 지구종말시계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나갈 무렵이었다.
미국 핵과학자회는 그때부터 매년 지구종말시각을 발표해 왔다. 올해로 벌써 79년째다.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핵실험 경쟁 시기인 1953년에는 2분 전까지 임박했다. 핵무기 감축협정이 체결된 1991년에는 17분 전으로 늦춰졌다. 그러다 2020년 이란과 북한의 핵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100초로 가까워졌다.
지구종말시계가 최근 멸망까지는 90초밖에 안 남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도 포함됐다. 앞서 2007년부터는 기후변화도 지구 종말을 앞당기는 변수에 포함됐다.
미국 핵과학자회의 지적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은 요원하고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여전히 심각하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러시아는 수많은 우려스러운 핵무기 사용 신호를 보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엄연한 핵보유국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의 분쟁이 광범위하게 확대돼 더 큰 전쟁이 일어나고, 더 많은 핵보유국이 개입할 수도 있다.
수십년 동안의 경고가 어디 지구종말시계 뿐이겠는가. 인류가 ‘자기 파멸’이라는 어리석은 무덤을 파고 있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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