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산책] 강원특별자치도에 명예도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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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 주도나 공공기관 주도로만이 아닌 민간주도로 만들어 가는 강원특별자치도가 되길 희망하는 마음으로 강원도의 지리적 지정학적인 특수성을 고려한 명예도로가 지정되고 등록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외에도 지역의 특장점을 살린 다양한 명예도로명을 지정하여 길과 도로를 지역관광자원으로 가꾸어 나간다면 걷거나 달리면서 아름다운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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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에게 길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오솔길, 갈림길, 시골길, 고갯길, 인생길, 산책길, 숲길, 비탈길 등 길의 종류도 무수히 많고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의 이름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오늘도 우리는 짧든 길든 길을 걸어왔고 내일도 각자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삶 자체가 길을 걷는 과정이다.
길이 없었다면 인류 역사는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수많은 길이 생겼고 내일도 모레도 끊임없이 새로운 길들이 생겨 그 길을 걸을 것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속담처럼 사용한다. 물리적이고 철학적이며 더 나아가 종교적 의미까지 담아 존재해 왔다. 길을 마케팅 관점에서 본다면 스토리텔링을 가미하여 인문학적 가치와 함께 관광객 유입통로로서 지역사회에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유적지나 관광지에 이르게 하는 길 자체가 관광의 자원이 될 수 있고 길 위에 깔아 놓는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닿게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에 도로명주소를 전면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도로에 구체적인 이름이 명명됐다. 기존의 주소 체계는 지번에 의한 것이었지만 도로명으로 주소체계가 바뀌면서 도로에 대한 이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역과 마을마다 특색있고 개성 있는 고유의 길을 도로명 주소로 쓰게 되었다. 이로써 각 지역의 향토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길에 대한 의미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계기도 되었다.
‘도로명주소법’ 제10조 1항에는 명예도로명에 대한 규정이 있다. 즉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도로명이 부여된 도로구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기업 유치 또는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도로명(이하 ‘명예도로명’이라 한다)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에 근거하여 현재 전국에는 220개에 달하는 명예도로가 등록되어 있다(2023년 6월 현재). 의아하게 생각되는 것은 220개의 명예도로명 중에 강원특별자치도의 명예도로는 하나도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다른 광역시·도는 지역별로 문화적 또는 인문학적인 특성이 있는 명예도로명이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브랜드 제고와 마케팅 효과도 있을 텐데, 강원특별자치도에는 왜 명예도로 하나 등록되어 있지 않을까.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강원도의 특수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공론화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명예도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자존심 문제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이름만 바뀌었다고 해서 특별자치도의 역할과 기능, 그에 따른 수혜를 입는 것은 아닐 것이다. 관 주도나 공공기관 주도로만이 아닌 민간주도로 만들어 가는 강원특별자치도가 되길 희망하는 마음으로 강원도의 지리적 지정학적인 특수성을 고려한 명예도로가 지정되고 등록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접경지역 5개 군을 잇는 평화로(영문명·peace road)를 명예도로로 지정하고 기념 표지석이나 명예도로 표지판을 설치하기를 제안한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등에 따른 기념비적인 상징물로서 평화로를 명예도로로 지정, 분단과 전쟁을 넘어 자유와 통일을 염원하는 장소가 되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명예도로도 지정되기를 희망한다. 이외에도 지역의 특장점을 살린 다양한 명예도로명을 지정하여 길과 도로를 지역관광자원으로 가꾸어 나간다면 걷거나 달리면서 아름다운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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