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백업→주전 도약→국대 승선→데뷔 첫 억대 연봉…“요즘 하루가 짧다” 김성윤이 쓴 한편의 드라마, 끝 아닌 시작이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1. 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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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세운 작은 목표와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지 않을까요?”

박진만 감독이 지휘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시즌 8위에 머물렀지만, 한 명의 숨은 진주를 찾았다. 바로 163cm 단신 외야수 김성윤. 지난 시즌 삼성의 히트 상품이었다.

원동중-포항제철고 출신으로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39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성윤은 지난 시즌 전까지 주로 대수비, 대주자로 나서는 만년 백업 선수였다. 2023시즌 시작 전까지 프로 통산 110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삼성 김성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김성윤. 사진=김영구 기자
2022시즌에도 48경기 8안타 2타점 14득점에 머무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빠른 발을 가진 것을 제외하고는 특출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2023시즌은 달랐다. 전반기는 52경기 타율 0.217 15안타 7타점 11득점에 머물렀지만 후반기는 완전히 삼성의 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후반기 49경기 타율 0.352 62안타 2홈런 21타점 29득점 14도루를 기록했다.

김성윤의 2023시즌 최종 성적 101경기 타율 0.314 77안타 2홈런 28타점 40득점 20도루.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으며, 모든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와 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정후의 대체 멤버로 뽑혔으며, 시즌 종료 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합류하는 영광을 누렸다.

삼성 김성윤. 사진=김영구 기자
삼성 김성윤. 사진=김영구 기자
2023시즌 4300만원을 받던 김성윤의 2024시즌 연봉은 1억원.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찍었다. 당연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시즌을 보내기 위해 바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김성윤은 최근 MK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뭔가 더 바빠진 느낌이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에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전보다 해야 할 일들이 하나둘씩 생기더라. 요즘은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 중 박진만 감독은 “김성윤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퓨처스팀 선수들도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도 저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면 1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김성윤 선수가 희망을 주고 있다. 동기부여를 잘 만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 김성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에 김성윤은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영광이다. 나의 조언이 직접적으로 필요한 선수들에게는 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각자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을 함께 했던 외야수 호세 피렐라를 보내고 1루와 3루 수비를 보는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논을 영입했다. 물론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등을 통해 경쟁을 치러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 유력한 주전 외야진은 구자욱-김현준-김성윤.

그러나 김성윤은 “항상 경쟁이다. 누구나 갑자기 주전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는 곳이 프로다. 크게 부담감이 생긴 건 없다”라며 “오히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나도 모르게 잘하려고 하는 마음들이 생겨 시즌 막바지에 무너진 경향이 있었다. 안 무너질 수 있도록 기본적인 마인드 셋을 갖추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삼성 김성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어 “경기장에서만큼은 즐기면서 나의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한다. 큰 목표도 세우지 않았다. 매 순간 하루하루, 내가 세운 작은 목표와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어쩌면 지난 시즌보다 다가오는 시즌을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이제는 상대 팀 투수들도 김성윤이란 타자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공략법을 들고나오기 때문이다.

그 역시 “시즌을 들어가 봐야 나를 어떻게 공략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 예상하는 부분이 있기에 그 부분에 맞춰 노력하려고 한다”라며 “또 지난 시즌 출루율(0.354)이 기대하셨던 것에 비해 낮았다고 생각한다. 내 몸의 방향성을 바꾸고, 나의 야구 퍼포먼스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변화시키려고 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지난 시즌 한편의 드라마를 썼던 김성윤, 끝이 아닌 시작이다.

삼성 김성윤. 사진=김영구 기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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