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역대급 졸전에도 "우승할 수 있다"

"일본 피할 생각 없이 조 1위 목표였다…수비 보완할 것"
부상자 복귀에는 "긍정적"…경고 누적 없는 건 "다행"

[알와크라(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예선 3차전 대한민국 대 말레이시아의 경기 시작 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4.01.25. ks@newsis.com

[알와크라·서울=뉴시스]김진엽 안경남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역대급 졸전을 펼치고도 아시안컵 우승을 자신했다.

한국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초반 내리 두 골을 내준 뒤 상대 자책골과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3-2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막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이로써 한국은 1승2무(승점 5)를 기록, 바레인(2승1패·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요르단(1승1무1패·승점 4)은 각 조 3위 중 상위 4개 팀 안에 들어 16강 티켓을 얻었다.

한국은 오는 31일 오전 1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F조 1위와 16강전을 치르게 됐다.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잠시 후 열리는 가운데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1위, 태국이 2위다. 두 팀은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양 팀 합해 6골이 터진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경기 종료 전 말레이시아가 동점골을 넣어 박진감이 넘쳤다"며 "화도 나고 불만도 있다. 3실점 중 2실점은 아쉬운 판정이기도 했다. 상대 페널티킥 판정과 황인범(즈베즈다)에 파울이 가해진 장면에서 득점이 인정된 건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점유율에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고 실점할 수 있는 걸 오늘 배웠다. 특히 역습 수비 상황에 대해선 선수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보완하고 분석해야 할 점이다. 다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알와크라(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예선 3차전 대한민국 대 말레이시아의 경기, 후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말레이시아 모랄레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4.01.25. ks@newsis.com

한국은 이날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서 D조 2위인 일본과 16강에서 만나지 않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본 피하려는 전략은 전혀 아니었다. 무조건 조 1위로 16강에 가려고 했다. 좋은 경기로 승리해서 토너먼트에 가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말레이시아 선수들도 칭찬하고 싶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날 가능성이 커진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에 쉬운 팀은 없다. 바레인과 요르단, 오늘 말레이시아까지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앞서 조별리그 2경기를 쉬었던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과 측면 수비수 김진수(전북)는 이날 후반 교체로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실점은 아쉽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 경기력 측면에서 좋은 점을 많이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가장 긍정적인 건 황희찬, 김진수가 복귀해 많은 옵션이 생겼다. 사우디를 만날 가능성이 크지만 누가 나오든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상대를 꺾어야 우승한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 8강에 진출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알와크라(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예선 3차전 대한민국 대 말레이시아의 경기 후반, 손흥민이 슈팅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4.01.25. ks@newsis.com

조별리그 내내 전술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선수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역습 수비 장면은 선수들도 분명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고 다 같이 보완해야 한다. 진지하게 분석하고 선수들과 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전까지 7명이 옐로카드를 받은 한국은 이날 이재성(마인츠)이 경고를 받았지만, 누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고무적인 건 오늘 경고 누적이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7장의 경고를 안고 임했는데 누적 선수 없이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됐다"며 "16강에서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연이은 졸전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 대회 전체 실점보다 현 대회 실점이 많음에도 우승이 가능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하다"고 짧게 답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축구에 대해선 "10개월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많은 경기를 봤다. 경쟁력 있는 팀이 많다는 걸 느꼈다. 전술적으로, 수비적으로 뚜렷한 색으로 운영하는 팀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지역의 팀들이 명확한 색깔을 갖고 있다. 친선전뿐만 아니라 월드컵 예선에서도 우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어떻게 분석하고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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