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의3A.M.] 퍼레니얼스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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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인구문제의 공통점은 인식과 행동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14일 '장래 인구 추계' 발표에서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명선이 깨진 0.68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일 공개한 2023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영태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한국의 오늘은 산아제한 정책에 열심이던 1970~1980년대의 시점에서 '정해진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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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구분 아닌 다세대 융합 사회 준비 해야
최근에도 ‘이대로 가면 한국은 곧 망한다’는 지표들이 쏟아졌다. 통계청은 지난달 14일 ‘장래 인구 추계’ 발표에서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명선이 깨진 0.68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에는 처음으로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이 팔렸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일 공개한 2023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또 지난달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2년 전 30대를 앞질렀고 2023년에는 40대도 넘어선다는 전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모든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대출해 주고 아이를 셋 낳으면 감면해 주겠다고 하고, 국민의힘은 남성 출산휴가를 의무화하겠다고 한다. 해남, 강진, 아산, 부산 등 지역에서는 출산장려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영태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한국의 오늘은 산아제한 정책에 열심이던 1970~1980년대의 시점에서 ‘정해진 미래’였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저출생·고령화 현상은 향후 30년을 이미 결정하고 있다.
관점을 좀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일해야 할 젊은 사람은 줄고 부양해야 할 노인은 늘어서 큰일 났다는 시각으로는 젊은 사람도 나이든 사람도 사는 게 짐이다. 인구 감소는 실패가 아니라 그냥 현실이다. 한국뿐 아니라 2050년이면 세계는 인구가 감소하는 축소사회로 진입한다.
축소사회는 상당수가 100세까지 사는 장수사회이기도 하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지난 12월 장수를 주제로 한 특집에서 고소득 국가의 5세 이하의 절반은 100세까지 살 거라는 예측 모델을 인용했다. 한국도 2072년이면 인구가 3600만명으로 줄고 인구의 절반이 63세 이상이 된다고 한다. 보험개발원이 이달 7일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한국 남성의 평균수명은 86.3세, 여성의 평균수명은 90.7세다.
축소사회, 장수사회를 전제로 삶도 일도 재설계되어야 한다. 출생-성장-교육-취직-결혼-출산-육아-은퇴로 여겨지는 단선적, 순차적 인생모델은 이제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평생 배우고 일하면서,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정의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마우로 기옌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퍼레니얼’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다년생 식물을 뜻하는 퍼레니얼(perennial)은 소속 세대의 생활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세대를 뛰어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기업은 베이비붐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알파 세대가 모두 같이 일하게 되는 ‘다세대 직장’을 준비해야 한다. 제도와 문화 모두 바뀌어야 하는 일이다. 입사 후 이메일을 익힌 세대와 쇼츠를 보고 밈을 즐겨 쓰는 세대가 잘 협업할 수 있다면 그 회사는 전세대에 걸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다세대 소통을 위한 사전이나 번역기도 필요할 수 있다.
비혼 지원금뿐 아니라 갱년기 지원, 조부모 휴가, 시니어 안식년 같은 다세대 휴가·보상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4~5세대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팀 리더를 맡아야 할 것이다. 60대 인턴과 20대 관리자가 편안하게 일하는 세상에서는 꼰대 상사와 ‘요즘 애들’ MZ로 나누는 고정관념도 사라질 것이다.
이인숙 플랫폼9와4분의3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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