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년 4분기 3.3% 깜짝 성장
작년 GDP 성장률 2.5%
美경제 연착륙 가능성 커져
미국 경제가 지난해 소비 호조에 힘입어 2.5% 성장했다.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수치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2.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덕분에 지난 한 해 미국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5%를 기록했다. 2022년 성장률 2.1%보다 0.4%포인트 더 올랐다.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은 강력한 소비지출로 지난 한 해 2.8%나 성장했다. 실제 소비지출 성장률은 전망치(2.5%)를 웃돌았다. 이 밖에 정부지출 성장률 3.7%, 민간투자 성장률 2.1% 등이 미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블룸버그는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도 상향될 수 있다"며 낙관적인 올해 경제 전망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간 가운데 물가 수준은 완연한 안정세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7%로 전망치인 2.6%를 크게 밑돌았다. 4분기 실질소비지출은 2.8% 성장해 전망치(3.1%)를 소폭 하회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월 6~1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2만7000건 증가한 21만400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망치인 20만건보다 1만4000건 많은 수치로 과열된 고용시장이 서서히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역사적 저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바로 직전 주에는 18만7000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20만건을 밑돌았다.
예상보다 견조한 美경제 금리인하 늦어질 가능성
미국 경제가 작년 2.5% 성장한 것은 경제학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작년 초만 해도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올해 빈약한 0.2% 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발표된 미국 성장률은 1년 전 경제학자들의 전망과는 대조적"이라며 "경제 생산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으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올해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이 상향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언 린건 BMO 국채 총괄은 "이번 GDP 성장률 결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소한 올 1분기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일러야 올 2분기에 단행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GDP 성장률이 공개된 직후 CME그룹 페드워치에서 3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전날 약 50%에서 54.6%로 상승했다. 5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52.5%로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GDP 성장률 발표 직후 미국 증시는 연착륙 기대감이 확산되며 상승세다. 개장 직전 프리마켓에서 3대 주요 지수는 모두 0.2~0.5%대 상승세를 보였다. CNBC는 "견조한 미국 경제가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털어버렸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강화되면서 증시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는 연 4.50%,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4.00%, 연 4.7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준금리 3.50%)과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사이 금리 격차도 1.00%포인트로 유지됐다.
ECB는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에너지 관련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지금까지 금리 인상이 자금 조달 여건에 계속 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지표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기존 평가를 대체로 확인시켜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장기간 유지되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하는 데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ECB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바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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