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말레이시아와 3-3 난타전 끝에 조2위 16강 진출…클린스만호 대진표 문제가 아니다
“조 1위로 통과하겠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호언장담했다. 16강 상대로 일본이냐, 사우디냐를 묻는 질문에 돌아온 단호한 답이었다.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에서 조 1위로 16강행을 조기 확정하고자 했지만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 2-2로 비기며, 1승1무(승점 4·골득실 +2)로 요르단(승점 4·골득실 +4)에 득실차에서 밀려 조 2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조 1위를 달성하면 16강에서 D조 2위인 '우승 후보' 일본을 만나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64년 만의 우승 트로피 탈환을 노리는 한국은 이를 개의치 않고 높은 곳만 바라봤다.
한국은 25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말레이시아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 3-3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1승 2무로 승점 5(득실차 +2)를 수확한 한국은 같은 시각 요르단(승점 4·1승 1무 1패)에게 1-0으로 승리한 1위 바레인(승점 6·2승 1패)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130위로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히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그간 자랑했던 역대급 전력을 선발로 내세웠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부진하던 조규성(미트윌란)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주축이 모두 나섰다. 2차전까지 7명이 옐로 카드를 떠안은 상태였지만 손흥민, 황인범, 김민재, 조규성 등 4명이 별다른 로테이션 없이 그대로 가동됐다.
전반 시작부터 몰아치던 한국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려준 크로스를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헤더로 연결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힌 듯 보였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이미 공이 골 라인을 넘은 게 확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됐다.
후반 말레이시아의 대반격이 시작되며 클린스만호는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6분 황인범이 한국의 진영에서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고, 파이살 할림에게 침착하게 동점골을 넣었다. 갑작스러운 실점에 어수선해 진 한국은 후반 17분 설영우(울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의 발을 걷어차 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말레이시아의 키커 아리프 아이먼은 골망을 흔들며 한국은 1-2 역전을 허용했다.
패배 직전인 한국을 구한 것은 ‘해결사’ 이강인이었다. 후반 38분 이강인은 직접 구해낸 프리킥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대 상단 구석을 빨려들어갔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이강인의 이번 대회 3호골. 이후 후반 추가 시간 교체로 들어간 오현규(셀틱)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침착하게 왼쪽 골대 구석으로 역전골을 성공하며 3-2를 만들며 조 1위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승리 직전 한국은 기어이 동점골을 헌납했다. 후반 종료 직전 말레이시아는 역습 상황에서 3-3 균형을 맞추는 극적인 동점골을 집어넣었다.
조 2위로 자존심을 구긴 채 16강에 진출한 한국의 다음 상대는 F조 1위다. F조 최종전에서 맞붙는 조 1위의 ‘오일머니’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이 유력하다.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는 중동의 복병으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16강전은 오는 31일 열린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대회를 우승하며 아시아의 맹주로 우뚝 섰지만 이후 15차례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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