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리뷰]한-일전 없다 '대참사' 韓 치욕, '130위' 말레이시아에 극장골 허용 3-3 무 '조2위 16강 진출'
[알와크라(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최악이다. 경기 막판 극적골을 허용했다. 한국이 '130위' 말레이시아에 자존심을 구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승2무(승점 5)를 기록했다. 한국은 최종 2위로 16강에 올랐다. 대진상 F조 1위와 대결한다.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태국이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4-2-3-1 전술을 활용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2선엔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손흥민(토트넘) 이강인이 위치했다.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에는 설영우(울산 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 김태환(전북 현대)이 자리했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부상으로 재활에 몰두하던 황희찬(울버햄턴) 김진수(전북)가 출전 명단에 복귀했다. 대신 부상으로 이탈한 이기제(수원 삼성)는 완전 제외됐다.
'클린스만호'는 앞선 두 경기에서 1승1무(승점 4)를 기록했다.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다만, 최종 순위는 알 수 없었다. 한국과 요르단은 동률이었다. 골득실에서 앞선 요르단(+4)이 1위, 한국(+2)이 2위였다. 바레인(승점 3)은 3위였다.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정해졌다.
한국의 마지막 상대는 말레이시아였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한국이 압도적 우위다. 한국은 2023년 12월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말레이시아는 130위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26승12무8패로 앞서있다.
변수는 있었다. 한국은 앞선 두 경기에서 경고를 무려 7장 받았다. 1차전에선 박용우(알아인) 김민재 이기제(수원 삼성) 조규성 손흥민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2차전에선 황인범 오현규(셀틱)가 경고였다. 이번 대회 옐로카드 1장은 8강전까지 존재한다. 8강전에서 옐로카드 받으면 4강에 나서지 못한다.
무엇보다 말레이시아를 이끄는 김판곤 감독은 그 누구보다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인물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주의해야 할 것은 김판곤 감독이 그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아는 감독이라는 것이다. 우리 선수 한 명, 한 명을 잘 안다"고 말한 이유다.
킥오프. 전반 15분 손흥민이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말레이시아 진영 미드필드 부근에서 볼을 잡아 드리블 한 후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19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이재성이 상대를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8번째 경고를 받았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은 전반 21분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크로스를 정우영이 헤더로 득점을 만들었다. 말레이시아 골키퍼가 볼을 쳐냈지만, 이미 볼은 골라인을 통과한 뒤였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 인정했다. 1-0 리드를 잡은 한국은 상대를 몰아 붙였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43분 조규성의 헤더가 상대에 막힌 것이 아쉬웠다. 한국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감했다.
후반 들어 말레이시아가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결국 후반 6분 파이살 할림의 득점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앞선 상황에서 대런 록의 파울이 의심됐지만, 심판은 VAR를 통해 득점을 인정했다. 분위기를 탄 말레이시아는 후반 12분 또 한 번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설영우가 파울을 범했다. 심판은 VAR 판독 끝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아리프 아이만이 침착하게 득점하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급해진 한국은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황인범과 조규성 대신 홍현석과 황희찬을 투입했다. 한국은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오히려 상대에 역습을 허용하며 아찔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은 다시 한 번 교체카드를 썼다. 정우영과 설영우 대신 오현규와 김진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위기의 순간 이강인이 해냈다. 후반 38분 상대 파울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만, 이 득점은 시한 하즈미의 자책골로 정정됐다. 말레이시아는 교체 카드를 활용해 반격에 나섰다.
경기는 후반 막판 급히 요동쳤다. 추가 시간 오현규가 상대 파울에 쓰러졌다. 심판은 VAR를 통해 페널티킥을 불렀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침착하게 득점하며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양 팀 모두 교체 카드를 쓰며 마지막까지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막판 뒷심에서 말레이시아가 웃었다. 로멜 모랄레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는 3대3으로 막을 내렸다.
알와크라(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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