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다 내보내고 말레이에 '비긴' 클린스만호, '체력 과소비' 어쩌나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팀 체력에 많은 손해를 입혔다.

ⓒKFA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3차전 말레이시아와 맞대결에서 3-3으로 비겼다.

한국은 승점 5의 E조 2위가 되며 F조 1위와 16강을 치르게 됐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확보하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없이 중원을 책임진 황인범과 이재성이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보여줬다. 이어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정우영이 헤더골을 터뜨려 1-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6분 전방 압박으로 페널티박스에서 공을 탈취한 말레이시아는 파이살 할렘의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를 탄 말레이시아는 이후 한국을 몰아붙였고 후반 13분 설영우가 페널티박스에서 파울을 범했다. 아리프 아이만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페널티킥 득점을 터뜨렸다. 말레이시아는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후반 38분 이강인이 박스 앞 왼쪽에서 왼발로 찬 프리킥이 골키퍼 손과 크로스바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 상대 자책골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페널티킥까지 터진 한국이 3-2로 역전했지만 추가시간 15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3-3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을 앞두고 16강 티켓을 잡았다. 총 6개조 24개팀이 참여하는 이번 대회에선 조 3위 중에도 상위 4개팀이 16강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까지 E조 3위를 확보했고 D조 결과까지 나온 24일 3위팀 중 최소 4위 안에 들어가는 것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전 최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말레이시아전 최전방에 조규성, 2선에 손흥민과 이재성, 이강인이 포진했다. 중원에선 황인범과 정우영, 양쪽 풀백엔 설영우와 김태환이 나섰다. 중앙 수비수엔 김민재, 김영권이 호흡을 맞춘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D조 2위 일본을 피하지 않고 E조 1위로서 당당히 16강 한일전을 치르겠다는 의지.

클린스만 감독은 바레인-요르단과의 1,2차전에서도 최고 전력을 내보냈다. 그렇기에 16강 직전이며 비교적 약체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는 로테이션을 가져가며 주전의 체력 안배를 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 이날 전까지 경고 1장을 안고 있던 한국 선수만 손흥민, 김민재 포함 7명이었기에 이 선수들의 16강 경고누적 결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선발 라인업 변화를 가져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주전 선수들을 다수 기용하고도 겨우 비겼다는 것은 아쉽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