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둔탁한 조규성, '무지성' 선발의 대실패 [한국-말레이시아]

이재호 기자 2024. 1. 2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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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너무 느리고 둔탁하다. 볼터치가 길고 자신감도 떨어져 보인다. 몸상태가 확연히 떨어져보이는 조규성이 과연 3경기 연속 선발 공격수로 나설 컨디션이 맞았던 것일까. 일단 조규성을 선발 라인업에 적고 보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무지성' 선수기용의 실패였다.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3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충격의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1승2무 E조 2위로 아직 순위가 결정되지 않은 F조 1위와 16강에서 맞붙게 됐다.

전반 21분 왼쪽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감아올린 코너킥을 문전 중앙에서 정우영이 헤딩슛을 했고 말레이시아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이미 공이 골라인을 넘었던 것으로 확인돼 한국이 선제골을 가져갔다.

후반 6분 한국은 동점골을 허용했다. 황인범이 한국 박스 밖에서 말레이시아의 대런 록의 압박에 공을 빼앗겼고 이로 인해 곧바로 박스안에서 결정적 기회를 헌납한 한국은 김민재가 빠르게 수비에 들어가 막아섰지만 파이살 할림이 조현우 골키퍼와 김민재 사이에서 절묘한 터닝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갈랐다. 

후반 17분에는 충격의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박스 안에서 설영우가 공을 걷어내려다 말레이시아 선수 발을 차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아리프 아이만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오른쪽으로 차 성공시키며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1-2로 역전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후반 38분에는 골대와 약 25m 이상 떨어진 중앙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강인의 왼발 직접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다만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오현규가 박스 안에서 상대에 차이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PK키커로 나서 왼쪽으로 차넣어 한국이 3-2로 역전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15분 아크서클 정면에서 때린 말레이시아 로멜 모랄레스의 오른발 슈팅이 한국 골문을 가르면서 한국은 충격의 3-3 무승부로 마쳤다.

조규성은 3차전 말레이시아전 역시 손흥민과 4-4-2 전형의 투톱 공격수로 나섰다. 전반 7분 김민재가 빠르게 전방을 향해 길게 차준 프리킥을 조규성이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박스 바로 밖에서 배로 트래핑 후 박스 안으로 들어가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터치가 너무 길고 둔탁해 슈팅도 하지 못하고 골키퍼에게 공이 안기고 말았는데 이마저 오프사이드였다. 오프사이드였다 할지라도 이정도 기회에서는 슈팅까지 이어가줘야하는게 최전방 공격수지만 조규성은 느리고 둔탁했다.

전반 43분에는 왼쪽에서 설영우의 왼발 크로스를 가까운 포스트에서 조규성이 헤딩슛을 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의 3경기만에 나온 첫 유효슈팅.

전반 추가시간 2분에도 설영우의 왼발 낮은 크로스때 조규성은 문전에서 몸을 날렸지만 크로스가 조금 길면서 발에 닿지 못했다.

조규성의 몸상태가 떨어져 보였던 명확한 장면이 있다. 후반 3분 후방에서 넘어온 긴패스를 수비를 등지고 무릎으로 잡아놓은 조규성은 트래핑이 길자 발을 뻗어 소유권을 가져가려했다. 하지만 이때 공을 밟으며 미끄러져 달려온 수비에 공을 허무하게 뺏기고 말았다. 볼터치가 계속해서 너무 길어 잡아놓지 못했다.

조규성은 앞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하는데도 너무 강해 이재성이 공을 잡지 못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결국 후반 17분 충격의 역전골 허용 직후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경기 첫 번째 교체로 조규성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했다. 3경기 연속 선발로 쓴 조규성 기용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지난 3경기에서 조규성은 모두 후반전에 교체됐다.

과연 조규성이 3경기 연속 선발 공격수로 나갈 몸상태가 맞는지, 면밀한 관찰에 의한 기용인지 위르겐 클린스만호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오현규라는 또 다른 공격 카드가 있음에도 일단 조규성을 쓰고 보는 클린스만 감독의 대실패였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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