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리포트] 범죄와의 전쟁, 국가비상사태 '에콰도르'
[앵커]
전 세계 선교지 소식을 전하는 미션리포트, 오늘은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에콰도르의 소식을 살펴봅니다.
에콰도르는 최근 최대 마약 조직범죄단 우두머리가 교도소에서 탈출하자 조직 범죄를 소탕하겠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인데요.
무장 괴한들의 방송국 난입, 폭발물 테러 등 갱단의 동시다발적인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어 기도가 절실합니다.
에콰도르에서 이철희 선교사가 전해드립니다.
Q. 현재 에콰도르의 상황은?
지난 1월 8일 대통령에 의해서 60일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었습니다. 이 기간에는 저녁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행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비상사태 선포 이후) 무장 괴한들에 의해 발생한 방송국 점거를 비롯한 전국적인 공권력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태는 에콰도르 국민들에게 혼돈과 공포의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군대 및 경찰과 합동으로 범죄자 체포 작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금씩 일상생활을 되찾는 듯했지만, 1월 17일에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수아레즈 검사가 괴한들에게 공격당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군과 경찰의 체포 작전으로 현재까지 2578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로스 리오스 지역의 바나나 농장에서 지하에 숨겨둔 20톤이 넘는 마약을 적발하는 등 계속해서 테러에 대한 대응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장소나 관공서 등에 대한 공격의 위협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가급적이면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범죄와의 전쟁', 이번 사태의 배경은?
남미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안정적이었던 에콰도르의 치안이 최근 2~3년간 극도로 불안해졌습니다. 에콰도르는 현재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생산된 마약이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주요한 경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23년에 당국에서 압수한 마약은 약 430톤으로, 약 2천만 달러의 값어치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한 한 해 동안 7,200여 건의 살인이 발생해서 23년 말에는 남미에서 콜롬비아에 이어 가장 폭력적인 나라가 되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범죄 조직의 유혹에 쉽게 빠져 조직원들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22개의 범죄 집단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영역 다툼 뿐만 아니라, 생업에 종사하는 서민들에게 보호비를 요구하고 협박과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마약 조직과 사법기관 및 정치권의 부패한 결탁이 밝혀지며 검찰의 지휘 아래 대대적인 부패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마약 범죄와 부패에 대한 강력한 정책들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범죄 조직들이 전국 교도소에서 극렬하게 저항하는 소요를 일으켰고, 1월 7일에는 살인과 마약 밀매 등의 죄로 34년 형을 받고 수감되어 있던 호세 아돌프 마시아스 일명 '피토'라고 불리는 에콰도르 마약 조직의 수장이 감쪽같이 탈옥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혐의를 받고 있는 위험한 인물입니다. 이에 정부가 피토의 검거를 위해 6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조직 범죄단체에 의해 이번 사태와 같이 공권력 및 서민들을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인 범죄와 테러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전망은?
현재 에콰도르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전부 다 영화에서 보는 일들이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마약 조직들이 아무래도 이제 자금력도 있고, 무기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부패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검찰총장 에 대한 그런 살해 위협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이 폭력배들이 본인들도 이제 좀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기선을 제압하지 않으면 본인들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굉장히 큰 일을 도모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좀 사실은 돼요. 근데 지금 이제 군이 동원이 돼서 군과 경찰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좀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노보아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게 무기를 비롯한 지원을 호소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범죄 집단에 대해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지지와 지원 의사를 잇따라 밝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분간은 혼란이 계속되겠지만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하고, 전 국민적인 지지도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콰도르의 범죄가 줄어들고 예전과 같은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나빠진 경제 상황과 치안 문제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경제적 정서적 안정감을 많이 잃고 있습니다. 최근에 치안 문제로 인해 아이들은 또다시 학습에 대한 권리마저 박탈 당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선교사님들이 정서적, 영적 영역에 많은 힘을 실어 사역하고 계시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전문화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계속되는 치안 문제로 심적으로 위축이 되고 활동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를 구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사역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에콰도르를 위한 기도제목
이번에 방송국을 점거해서 체포된 13명 중에 2명이 미성년자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대부분은 10대 후반, 20대의 청년들이었습니다. 현재 최악의 실업률을 겪는 국가 중 하나인 에콰도르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들이 많이 생겨나서 더 이상 청년들이 범죄 집단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길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깊숙히 뿌리내린 범죄 조직과 정치인과 법조인들의 부패한 결탁이 끊어지는 계기가 되어서 범죄로부터 깨끗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여러 위험을 감수하고 에콰도르 전역에 흩어져서 사역하고 계시는 선교사님들의 안전과 사역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이철희 선교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aletheia@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무수행 평가 조사, 한동훈 47% vs 이재명 35%
- 여론 달래기용? 부산 북구청장 장애인 정책 약속 실현가능성 논란
- "출퇴근 30분 시대" 선언한 정부…지방 광역급행철도 괜찮을까?[정다운의 뉴스톡]
- 국회 '네 탓' 속 중처법 확대 유예 불발…1일까지 추가논의[정다운의 뉴스톡]
- '김하성 공갈' 임혜동 구속영장 기각…"추가 소명 필요"
- 與 배현진 의원, 거리에서 피습…경찰, 피의자 현행범 체포
- 블랙박스 발견…러시아 수송기 추락 단서 나오나
- 중증환자 '적시치료' 받게…경증환자는 지역병원으로 보낸다
- '피습' 배현진 의료진 "1cm 열상…출혈·골절 없지만 안정 필요"
- "날 죽일려고 해서"…며느리 살해한 '망상장애' 70대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