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07억 원’ 고영표는 비FA 다년 계약, 그렇다면 LG는 최원태 어떻게 할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린 고영표(33‧kt)가 그 값어치를 인정받은 계약에 골인했다. 2025년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선발 최대어 중 하나로 평가됐던 고영표가 먼저 ‘기준점’을 남기고 시장을 떠남에 따라, 그 다음 선발 대어로 뽑혔던 최원태(27‧LG)의 가격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kt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영표와 5년 총액 107억 원을 골자로 한 비FA 다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총액 107억 원 중 보장액은 95억 원, 인센티브는 12억 원이다. 이로써 고영표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kt와 2028년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됐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마운드 핵심으로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고영표는 당초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지만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테스트하는 대신 kt의 손을 미리 잡았다.
시장에서는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계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화순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kt의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은 고영표는 일찌감치 팀의 선발진을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2021년부터는 팀의 에이스로 자리하며 호성적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KBO리그 통산 231경기에 나가 55승50패7홀드 평균자책점 3.97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전성기이자 이번 5년 107억 원의 대형 계약 발판은 군 복무를 마친 뒤 마련되기 시작했다. 복귀 후 첫 시즌이었던 2021년 26경기(166⅔이닝)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한 고영표는 2022년 28경기(182⅓이닝)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3.26, 그리고 지난해에는 28경기(174⅔이닝)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하는 등 지배적인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kt는 이런 고영표가 시장에 나갈 경우 타 구단과 경쟁 속에서 잡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팀의 마무리인 김재윤(삼성)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면서도 고영표만은 잡아야겠다는 판단을 내린 이유다.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영표 다년 계약 아이디어는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구상됐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100억 원’이라는 상징적인 기준선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막판 금액 조정, 인센티브 비율 조정 등을 통해 5년 총액 107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이 성사됐다.
이 계약은 총액 기준으로는 투수 역대 3위(보장 2위), 그리고 네 번째 투수 100억 계약이다. 1위는 김광현(SSG)의 4년 총액 151억 원, 2위는 구창모(NC)의 최대 7년 총액 132억 원이다. 고영표는 올해 33세로 나이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kt는 철저한 신체 검사와 평소 봐 왔던 고영표의 몸 상태를 신뢰했다. 이 정도 유연성과 메커니즘이라면 30대 중반 이후에도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할 것이라 자신했다.
고영표 또한 나쁜 계약은 아니다. 물론 FA 시장에 나가면 경쟁이 붙어 이보다 더 좋은 금액을 받을 여지는 이론적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미래라는 것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고, 샐러리캡 상황에서 자신의 영입에 나설 수 있는 팀들이 한정된다는 점 또한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고영표는 kt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kt에서 성장했다. kt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큰 선수다. 금액도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100억 원을 넘겼다. 100억 원에 대한 기준점이 합의된 이후 고영표도 다년 계약을 기정사실화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정성이라는 이점도 있었다.
나도현 kt 단장은 “고영표는 구단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며, 투수진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선수다. 실력은 물론이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수이기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앞으로도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이번 계약의 의의를 설명했다. 계약을 마친 고영표 또한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KT 창단 맴버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팀이 우승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겠다”면서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어쨌든 고영표는 이렇게 시장을 빠져 나갔다. 선발 보강을 노렸던 타 팀들이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2023년 투수 FA 시장이 선발보다는 불펜 위주였기에 더 그렇다. 선발 보강이 필요한 팀들은 분명히 많고, 만약 고영표가 올해까지 좋은 성적을 냈다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법했다. 하지만 고영표가 일찌감치 시장을 빠져 나간 가운데 이제는 최원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5년 넥센의 1차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발을 내딛은 최원태는 한때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발 자원 중 하나였다. 2016년 1군에 데뷔한 이후 2017년 25경기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단번에 두 자릿수 승수를 돌파했다. 2018년에도 23경기에서 13승7패 평균자책점 3.95, 2019년에는 27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는 등 전성기를 열었다.
이후 주춤하기는 했으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그래도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활약한 편이다. 지난해에는 LG 이적 전까지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는 등 선발로서의 가치가 부활하는 양상이었다. 투심을 주로 던졌던 최원태는 시속 140㎞대 중‧후반의 빠른 포심도 같이 섞기 시작하는 등 패턴을 바꿨고 이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선발 보강이 반드시 필요했던 LG가 트레이드 승부수로 최원태를 낙점할 정도였다.
물론 LG 이적 후 성적이 좋지 않아 우려를 샀지만 어쨌든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부담은 한결 덜었다.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는 여건이다. 최원태도 2024년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동기부여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고영표와 달리 아직까지는 비FA 다년 계약 이야기는 없다. 샐러리캡에 여유가 하나도 없는 LG는 일단 최원태와 연봉 4억 원에 2024년 연봉 협상을 마쳤다. 전년보다 5000만 원 오른 수치다. LG 이적 후 활약상을 고려했을 때 일단은 예비 FA로서 이득은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영표와 비교하면 어떨까. 최원태의 통산 성적은 193경기에서 69승51패 평균자책점 4.38이다. 전체적인 통산 성적, 그리고 특히 최근 3년 성적은 고영표가 더 좋다. 고영표는 최근 3년 동안 82경기(선발 80경기)에서 523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했다. 최원태는 3년 동안 80경기(선발 74경기)에서 395⅔이닝을 던졌고, 이 기간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4.25였다. 3년 성적만 놓고 보면 고영표 쪽의 급이 하나 더 높다.
하지만 FA라는 게 과거는 물론 미래 가치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최원태는 나이로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원태는 고영표보다 6살이 어리고, FA에 나오는 시점도 28세다. KBO리그 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비교적 빨리 FA 시장에 나온다고 봐야 한다. 이미 선발로 세 차례 규정이닝을 소화했고, 9승 이상을 거둔 시즌도 다섯 차례나 된다. 선발로서의 경험은 검증이 되어 있다.
LG도 고민을 할 법하다. 귀한 지명권과 유망주를 내주고 영입한 최원태다. 한 시즌 반을 쓰고 포기하기는 조금 아깝다. 당장 비FA 다년 계약은 없다 하더라도, 올해 최원태가 팀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면서 확신을 줄 만한 활약을 한다면 제안서에 내일 금액을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LG도 선발 자원들은 여럿 있지만, 확고한 ‘토종 에이스급’ 성적을 내주는 선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최원태를 영입한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런 고민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최원태가 시장에 나오는 것을 선택한다면 선발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달려들 수 있다. 아직 정확한 등급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보상 A등급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최원태가 올해 좋은 활약을 한다면 아무런 걸림돌 없이 FA 시장에서 가치 폭등을 기대할 수 있으나 그저 그런 모습이라면 높은 보상 등급과 맞물려 의외로 고전할 수 있다. 최원태의 올해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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