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소송 또 승소...'日 모르쇠' 속 직접 배상 첫 사례 주목
재판만 10여 년…피해자 23명 중 8명만 생존
"후지코시, 1인당 8천만 원∼1억 원씩 배상해야"
지연이자까지 많게는 50억 원 육박…日 즉각 반발
[앵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다시 최종 승소했습니다.
일본 측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여전히 직접 배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일부 피해자는 가해 기업으로부터 처음으로 배상금을 받아낼 길이 열려 주목됩니다.
부장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고(故) 김옥순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 근로정신대 피해자와 유족들이 전범 기업인 군수업체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지난달 21일, 대법원은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는 전향적 판단을 내린 데 이어 비슷한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 판결을 내렸고 이번에도 역시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습니다.
"만세! 만세! 만세!"
처음 소송을 낼 때만 해도 23명이었던 피해자들은 10년이 넘는 재판 과정에서 이제 8명만 남았습니다.
차디찬 날씨에도 노구를 이끌고 직접 선고를 지켜본 할머니들은 먼저 세상을 등진 피해자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정주 /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 재판했던 양반들은 다 돌아가시고 지금 아무도 없어요. 정말로 마음이 아픕니다, 그분들. 일본에서도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서만 해줄 것이 아니라.]
이번 판결로 후지코시는 피해자 한 명당 8천만 원에서 1억 원씩 물어줘야 합니다.
배상금만 21억 원, 지연 이자까지 많게는 50억 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은 여전히 배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 일본 관방장관 : 한일 청구권협정 제2조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고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 한국에 항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 일부에게는 가해 기업으로부터 직접 배상금을 받아낼 길이 열렸습니다.
최근 5천만 원과 지연이자 배상을 확정받은 피해자 이 모 씨 측은,
히타치조센이 법원에 담보로 맡긴 6천만 원을 압류·추심 하겠다고 신청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상급 법원이 담보 취소 결정을 내리면 이 씨 측이 공탁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진 두세 달이 걸릴 전망입니다.
이럴 경우 강제동원 피해자가 전범 기업에서 배상금을 받아내는 첫 사례가 됩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마저 국내 민간 재단이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를 요구할 방침이어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입니다.
YTN 부장원입니다.
촬영기자 : 최성훈
영상편집 : 서영미
그래픽 : 홍명화
YTN 부장원 (boojw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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