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농민의 농협 만들겠다” [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4. 1. 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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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장 선거 '40년 농업맨' 강 후보 ‘대세론’ 굳혀
“혁신과 변화의 뜻”…3월 정기총회 직후 임기 시작
경제지주 통합·지역농협 활성화 등 조직변화 예상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강호동 후보가 당선된 뒤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들고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과 성원을 돌려드리기 위해 임기 4년을 10년 같이 일하겠습니다.”

전국 206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1천111명 조합장의 선택은 ‘변화의 바람’이었다.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강호동 경남 율곡농협 조합장(60)이 당선되면서 중앙회와 32개 계열사뿐만 아니라 경제지주와 금융지주 등 농협 지배구조 전반의 변화와 혁신 도전이 점쳐진다.

강호동 신임 당선인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된 중앙회장 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781표를 획득해 464표를 얻은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을 317표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 재도전 끝 당선…‘막판 추격전’ 따돌리며 승리

2017년 간선제 전환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 참여한 조합장은 1천111명이지만 조합 규모에 따라 달리 부여되는 ‘부가의결권’ 제도에 따라 총 투표수는 1천252표다. 앞서 후보 8명이 참여해 치러진 강 당선인은 607표를 획득해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1, 2위 결선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획득하며 당선됐다.

강 당선인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 안팎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돼왔다. 1987년 율곡농협 입사 후 40여년간 농업·농협 분야에서 일해온 경력과 함께 조합장 5선과 농협중앙회 관련 활동 등을 통해 농협 내부에서 입지를 굳혀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성희 현 중앙회장이 선출된 2020년 24대 선거에 도전했다가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지만, 그 과정을 통해 인지도를 넓혔다는 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배경이 됐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경쟁을 벌인 조덕현 후보와 송영조 후보(경남 동창원농협조합장) 등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접어들며 추격을 노렸지만, 강 당선인의 인지도와 저력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또 강 당선인이 경쟁 후보 중 가장 젊은 나이라는 점도 농협중앙회의 변화를 바라는 조합장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농협중앙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인지도면에서 강 후보가 시종일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후보 중 가장 젊은 나이라는 점도 변화를 기대하는 조합장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측면이 있다”며 “지역간 불균형한 인사 발탁 등 기존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가진 농협 내부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 당선인이 농촌 소재 농협 출신이라는 점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대체적으로 농촌농협 출신 조합장이 중앙회장으로 선출된 것과 달리 지난 선거에서 도시농협 출신이 당선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 “변화와 혁신 통한 글로벌 농협 구축” 일성

강 당선인은 선거전 내내 올해로 창립 60년을 맞는 농협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강 당선인은 지난 18일 ‘한양경제’와 인터뷰에서도 “제2의 창립이라는 각오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새 시대’에 맞는 ‘새 농협’을 위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강 당선인은 당선 직후에도 거듭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강 당선인은 이날 당선 확정 뒤 밝힌 당선 사례에서 “중앙회 및 농·축협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농민의 농협’을 만들고 글로벌 농협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라는 뜻을 알고 있다”면서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중앙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당선인은 오는 3월 정기총회 다음날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농협 사업뿐만 아니라 위기를 맞은 농업·농촌의 현실을 극복할 대안 찾기에 본격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내부적으로 강 당선인은 중앙회와 경제지주 통합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경제지주의 지도기능을 중앙회로 편입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연합뉴스

■ 지배구조 개편 및 상호금융 개선 등 주력할 듯

농협은 지난 2012년 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중앙회와 경제지주, 금융지주 등으로 분리됐다. 현재 경제지주는 하나로유통과 농협홍삼, 남해화학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앙회와 분리돼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농협의 지배구조 개편은 농협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중앙회와 경제지주가 통합한다면 중앙회 산하에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 구조로 단순화된다.

강 당선인은 또 지역농·축협의 발전과 위상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역농·축협의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무이자 자금 20조원 조성을 공약했다. 이를 통해 조합 1곳당 200억~500억원을 지원해 지역농·축협의 경영 부담을 줄여준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계열사 조합 지분 및 경영 참여 확대, 경쟁사업의 과감한 지역농협 이관 등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금융부문에서 변화도 예상된다. 강 당선인은 지난 1969년 출범한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제1금융권 수준으로 키우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각종 규제를 풀어 각종 상품개발, 인력 전문화를 통해 지역 농·축협의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갈수록 저하되는 농업 소득과 노동력 부족 심화, 인구 소멸 등 농촌과 농업의 위기도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여러 정책과 과제를 다시 한번 가다듬어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만들겠다”면서 “임기 내내 농민 곁으로 또 국민 속으로 들어가 현장에 있겠다”고 강조했다.


■ 강호동 당선인 주요 약력

△1963년생 △합천고 △대구미래대 세무회계과 △전 농협중앙회 이사 △전 농민신문 이사 △율곡농협 조합장 5선 △농협중앙회 대의원 △한국딸기생산자 대표조직 회장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이사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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