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설치 자리 임차료 6년 담합

통신 3사에 과징금 200억 부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아파트 옥상 임차료를 담합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20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25일 공정위는 아파트와 건물 옥상 등 이동통신 설비(중계기·기지국)를 설치한 장소의 임차료를 담합한 3개 이동통신사(SKT·KT·LG유플러스)와 SKT의 자회사 SKONS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99억76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는 아파트·건물의 옥상이나 소규모 공간을 빌려 중계기 등 통신설비를 설치한다. 아파트 옥상을 빌려 중계기를 설치할 때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와 협상을 통해 임차료를 정한다.

통신사가 낸 임차료는 아파트 단지의 수입으로 잡혀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사용된다. 임차료 수입이 늘면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이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2011년 이후 4G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설비 설치 장소를 두고 경쟁이 벌어져 임차 비용이 증가하자 임차료 인하 방침을 세웠다.

2013년 3월에는 본사 담당자 50여명이 과천 관문체육관에 모여 이른바 ‘막걸리 회동’을 갖고 3사가 함께 임차 비용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3사가 상시 협의체를 만들어 고액 임대인에 공동 대응하자는 게 기본 합의의 골자였다.

이후 3사는 기존 통신설비 설치 장소(이하 국소) 중 임차료가 높아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는 곳을 이른바 ‘고액 국소’로 정하고 해당 국소의 계약 갱신 시 임대인에게 제시할 임차료 수준과 인하폭을 함께 결정했다. 고액 국소 기준은 임차료 금액 상위 10% 이상, 임차료 월 500만원 이상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정했다. 2016년에 3사가 정한 고액 국소 수는 총 5300여개로 이후 새로 지은 아파트 등 건물 수를 감안하면 담합 기간 관리한 고액 국소는 총 8500개에 달한다.

이들 3사의 담합 행위는 2013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6년3개월 동안 계속됐다. 해당 담합 기간 동안 고액 국소의 계약 건당 평균 연 임차료는 2014년 약 558만원에서 2019년 약 464만원으로 94만원가량 인하됐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