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분기 영업이익 3460억’ 깜짝 실적…메모리에 ‘봄바람’

김상범 기자 2024. 1. 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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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치 뒤집고 1년 만에 분기 흑자
AI 수요에 단가 올라…“호황 진입”
삼성전자도 반도체 손실 축소 기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도 4분기 적자폭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업계의 감산 전략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수출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 메모리 시장이 ‘업사이클(호황)’ 초입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영업손실 896억원)를 훨씬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200만원의 특별 격려금과 자사주 15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 1조9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1년 만에 적자 고리를 끊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지난 한 해 이어진 적자의 늪에서 점차 빠져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9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다. 사업별 세부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1~3분기 3조~4조원대에 달하던 반도체(DS)부문의 영업손실이 4분기에는 1조~2조원 정도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상용화한 현존 최고속 모바일 D램 ‘LPDDR5T’. 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줄곧 상승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 분기 대비 13~18%, 낸드는 18~2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D램의 출하가 증가하며 평균 계약가격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및 PC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 축적 수요가, 하반기에는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 축적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메모리 업계에는 호재다.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쓰이는 HBM은 물론이고 AI 기업들이 반도체를 직접 제작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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