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질소가스 사형’ 예정…인권단체 “동물 안락사 때도 안 써”
앨라배마주, 방식 바꿔 시도
대법은 집행 정지 요청 기각
미국에서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이 처음 집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러한 사형 방식은 고문과 다름없다는 국제기구와 인권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질소가스 사형 방식이 잔인한 형벌을 금지하는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며 형 집행을 중지해 달라는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사진)의 요청을 기각했다. 앞서 미 연방순회항소법원도 스미스 측이 낸 집행 정지 요청을 기각했다.
1988년 한 목사로부터 돈을 받고 그의 아내를 청부 살인한 혐의로 수감 중인 스미스는 25일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당초 2022년 스미스의 사형 집행을 시도했으나, 독극물을 주사할 정맥을 찾지 못해 실패했다. 그는 미국에서 독극물 주입을 통한 사형 집행 시도에서 살아남은 사형수 2명 가운데 한 명이다. 스미스 측 변호인은 당시 집행관들이 스미스의 정맥을 찾지 못해 팔과 손 등에 여러 차례 주사를 놓으며 그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고문’에 준하는 상황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됐다고 주장했다.
앨라배마주 당국은 이번에 질소가스로 방식을 바꿔 다시 사형 집행을 시도하는데,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는 사형수에게 안면 마스크를 씌운 뒤 질소가스를 주입,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식이다. 질소가스 주입을 통한 사형 집행은 앨라배마를 비롯해 오클라호마, 미시시피주에서도 승인됐지만 실제 집행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질소가스 사형은 대형 동물을 안락사시킬 때도 쓰지 않는 방식이라며 고문과 다름없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유엔인권특별보고관 4명도 성명을 통해 질소가스 사형 방식이 고문과 기타 잔인하고 비인간적 처벌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티칸 산하의 가톨릭 자선단체인 산테지디오는 앨라배마주 당국이 사형 집행 계획을 중단하지 않으면 유럽 기업과 관광객을 상대로 ‘앨라배마 보이콧’ 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앨라배마 주정부는 질소가스 사형이 지금까지 고안된 사형 집행 방식 중 가장 인도적인 처형 방법이라고 맞섰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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