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바람이 그린 ‘무위자연’
[KBS 창원] [앵커]
경남 주말엔 문화, 오늘은 진주 남가람박물관으로 갑니다.
붓 대신 바람을 활용해 페인트를 뿌려 '무위자연'의 철학을 표현하는 화가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시죠.
진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캔버스 천에 유성 페인트가 뿌려지고, 천을 접고 펴고, 또 접는 데칼코마니가 이어집니다.
그 위로 다양한 색의 페인트가 바람을 타고 뒤엉키듯 흩날리고, 또다시 작은 캔버스를 찍어 내는 프로타주가 반복됩니다.
화가는 지난해 이렇게 만든 작품 120여 점 가운데 20점을 내걸었습니다.
[이성석/화가/진주 남가람박물관장 : "이 작품들은 제가 그렸다기보다도 아마 바람이 그렸다는 것이 더 올바른 말일 것 같습니다."]
화가는 붓질 대신 바람을 활용해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무위자연'의 철학을 시각화했습니다.
[이성석/화가/진주 남가람박물관장 : "저는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만 부여하고, 이러한 형상은 자기 스스로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죠."]
색상만 봐도 떠오르는 세계적 명품들이 허영의 껍질을 깨고 자연 속에서 본연의 색을 드러냅니다.
[이성석/화가/진주 남가람박물관장 : "명품들의 딱딱한 디자인을 깨어서 해체시킴으로서 색감 그 자체로 자유롭게 보여줬을 때, 예술과 인간이 추구하는 것을 우리는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동 출신의 화가는 1985년부터 활동한 중견작가입니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으로 월간미술대상 전시기획부문 대상을 받은 국내 대표 큐레이터입니다.
[이성석/'무위자연' 중 : "바닥에 뒤엉킨 색물은 마블링되어 세상 신비를 그려낸다. 거울을 비춰보듯 캔버스는 데칼코마니가 되고 온 세상을 물들였다."]
바람이 그린 이성석 화가 작품전은 오는 3월 3일까지 진주 남가람박물관에서 이어집니다.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자막제작:김신아
진정은 기자 (chr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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