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부터 관광·오락 ‘올인원’… 韓 공연장의 패러다임 바꾼다

이강은 2024. 1. 25. 21: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장
변변한 전용무대 없어 경기장 등서 공연
영종도 리조트내 건립… 1만5000명 수용
세계 최고 수준 음향·영상 시스템 탑재
키네틱 샹들리에·초대형 LED 화면 압권
“K팝 위상 걸맞아”… 접근성은 단점 꼽혀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관객들이 미리 와서 즐기고, 편하게 쉬다가 공연을 보고 돌아갈 수 있는 ‘올인원 엔터테이먼트(일체형 연예·오락) 공연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공연 관람의 패러다임(구도) 자체가 바뀔 것입니다.”

한국 대중가요(K팝) 콘서트를 중심으로 한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총괄하는 장현기 상무의 말이다. 그는 지난 23일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에서 K팝의 세계적 인기와 위상에 걸맞은 공연장이 국내에 처음 생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달 문을 연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첫 공연 행사였던 멜론뮤직어워드(MMA) 현장. 인스파이어 아레나 제공
실제 그동안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K팝 스타와 조용필, 아이유, 임영웅 등 엄청난 팬을 거느린 최정상급 가수들의 국내 콘서트는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이나 체조경기장(K스포돔)과 잠실학생체육관, 고척돔 등 주로 실내외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렸다. 해외 팝 스타들의 대규모 내한공연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화려한 무대 연출은 물론 최고 수준의 음향·조명 설비 등을 갖춘 최상의 무대를 보여주기가 어려웠고, 가수를 비롯한 공연 주최 측과 관객 모두에게 아쉬움으로 남는 무대가 적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대형 공연 전용 아레나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이다. 이와 관련, 경기 고양 ‘CJ라이브시티’와 하남 ‘스피어’, 서울 도봉구 창동 ‘서울 아레나’ 등 아레나 신축(절차)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첫선을 보인 것이다.
3년가량의 공사를 거쳐 지난달 문을 연 이 아레나는 세계적 리조트 기업인 미국의 모히건이 인천 영종도에 세운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안에 자리하고 있다. 가로 136m, 세로 125m, 높이 40m에 총면적 1만5000㎡로 최대 수용 인원은 1만5000명 정도다. 국내외 인기 가수들의 대형 콘서트뿐 아니라 멜론뮤직어워드(MMA)와 국제 테니스·탁구·e스포츠(게임)·UFC(격투기) 등 굵직한 대규모 행사를 열 수 있다.
아레나로 이어지는 인스파이어 리조트 내의 ‘오로라’ 거리. 인스파이어 아레나 제공
공연·행사 성격이나 무대 디자인에 따라 객석을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예컨대 ‘일반 콘서트(무대가 T자 돌출형)’는 최대 1만379석, ‘360도 콘서트(무대가 바닥 중앙에 위치)’는 1만4987석, 스탠딩 콘서트는 1만2779석이 마련된다. 또 객석의 빈 공간을 차단하는 ‘딥 커튼’이 설치돼 관객이 3000∼5000명 수준이더라도 전 좌석이 매진된 것처럼 꽉 찬 공연장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특히 음향 모의실험을 통한 건축 설계로 지어져 라이브 콘서트에 안성맞춤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 시스템과 조명·영상·카메라 장비를 완비했고, 천장의 180개 지점에 국내 공연장 최대 하중인 총 102t의 무대장치를 매달 수 있다. 공연장 어디에서든 관객들의 눈과 귀를 호강하게 해줄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객석도 무대와의 거리를 최소화하고, 좌석 단차가 25~48㎝로 여유가 있는 등 관객 친화적으로 설계했다.
MMA 공연 장면. 인스파이어 아레나 제공
인스파이어 아레나 기술 총괄 담당자는 “앞에 앉은 분들 머리에 가려서 무대가 안 보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자가 푹신해서 3시간 정도 앉아 있어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먼저 이용해본) 관객들이 음향과 좌석 칭찬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개장 이후 멜론뮤직어워드와 SBS ‘가요대전’, 태민·동방신기 콘서트 등이 열렸다.
대형 로비 ‘로툰다’ 중앙에 설치된 ‘키네틱 샹들리에’의 신비로운 영상과 길이 150m, 높이 25m의 천장과 벽면을 뒤덮은 초대형 LED스크린의 환상적인 미디어 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오로라’ 거리 등 아레나 밖에도 복합리조트다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대형 로비 ‘로쿤다’의 명물 키네틱 샹들리에. 인스파이어 아레나 제공
다만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영종도라는 위치가 심리적 거리감을 주는 건 단점으로 꼽힌다. 아레나에 오가려면 차나 인천공항 화물청사역(공연 전)과 2터미널역(공연 후)을 운행(약 15분 소요)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공연 전까진 이용객이 분산돼 혼잡이 덜하지만 공연 후가 문제다. 셔틀버스 이용객의 경우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한국에서 직접 K팝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 해외 K팝 팬들에겐 더없이 좋은 아레나가 될 전망이다. 인천공항에서 가까운 인스파이어 리조트에 묵으며 편하게 K팝 공연을 즐길 수 있어서다. 장 상무는 “멜론뮤직어워드와 SBS 가요대전 입장 관객을 보니 40∼50%가 해외에서 왔다”며 “국제적 콘텐츠인 K팝 콘서트가 자주 공연될 거라 해외 관광객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