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실수로 시험 못 봤는데 되레 '갑질'…내놓은 합의서엔
건설안전기사 자격을 딸 때 대행기관을 통해 시험을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대행하는 학원이 실수로 날짜를 놓친 탓에 학생 수십 명이 시험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학원 측은 위로금을 주겠다면서도, 자신들 잘못을 바깥에 알리면 이 돈을 도로 가져가겠다고 했습니다.
최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A씨는 서울의 한 학원에서 5개월 동안 건설안전기사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강료로 229만원을 냈습니다.
관련 학부 학위 등이 없으면 서울에선 이 학원을 통해서만 교육을 받고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원이 시험 접수 날짜를 놓쳤습니다.
시험을 못 봤고, 약속받은 일자리를 놓쳤습니다.
[A씨/피해 수강생 : 합격을 해서 취업을 해서 올해부터 새로운 시작을 했을 텐데 … 모든 계획이 망쳐졌고.]
피해 학생이 20명이나 됩니다.
학원은 보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합의서를 내밀었습니다.
관련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위로금 250만원을 준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합의 내용을 외부에 알리면 위로금을 다시 내놓으라는 것도 들어 있습니다.
이 학원은 7년 연속 서비스 만족대상으로 선정됐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A씨/피해 수강생 : 접수같은 간단한 업무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해가지고… 어떻게 이런 업체를 계속 과정평가형을 진행하게 놔뒀는지도.]
학원은 오해라고 했습니다.
[학원 측 : 수강생들하고 금전 거래를 하면 과정 폐쇄가 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돈 받았다는 소리 하지마라 제발. 해서 넣은 거예요. ]
최종 합의서에서는 이런 비밀 유지 조건이 빠졌습니다.
피해 학생들은 자신들이 문제를 제기한 뒤에 빠진 거라고 했습니다.
특히 피해 보상인데 금전거래를 말하는게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자격증을 관리하는 산업인력공단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학원을 실태조사하고 행정처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이지수 / 영상디자인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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