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82년생 김지영 연금' 제안…여성만 혜택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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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회에서 열렸던 한 토론회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에게는 국민연금 혜택을 주자는 이른바 '82년생 김지영 연금'이란 걸 둘러싼 내용이었는데, 논란의 배경과 우리가 더 생각해 봐야 할 점들을 팩트체크 사실은 코너에서 짚어봤습니다.
국회에서 한 여성단체 주도로 열린 국민연금 관련 토론회.
그런데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만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여성은 10년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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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국회에서 열렸던 한 토론회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에게는 국민연금 혜택을 주자는 이른바 '82년생 김지영 연금'이란 걸 둘러싼 내용이었는데, 논란의 배경과 우리가 더 생각해 봐야 할 점들을 팩트체크 사실은 코너에서 짚어봤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에서 한 여성단체 주도로 열린 국민연금 관련 토론회.
출산뿐 아니라 자녀 양육에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걸로 인정해 주자는 게 골자입니다.
그런데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보시죠.
"양심이 있냐", "출산 크레딧 있는데 그냥 돈 더 달라는 얘기다" 등등 여성을 비난하는 내용 일색입니다.
과연 맞는 얘기일까요.
먼저 현재 시행 중인 출산 크레딧부터 보겠습니다.
이건 둘째 아이를 낳으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1년 낸 것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만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여성은 10년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급자의 98%는 여성이 아닌 배우자, 즉 남편입니다.
토론회에서 도입을 제안한 '양육 크레딧'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이미 스웨덴은 4년, 독일은 3년 등 많은 나라가 양육 크레딧을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남녀 관계없이 혜택이 되는 제도인데 왜 여성만 혜택을 보는 것처럼 비난할까요.
우선 토론회에서 이를 '82년생 김지영 연금'이라고 표현한 게 화근입니다.
82년생 김지영은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삶을 그려내 젠더 이슈를 몰고 왔던 영화입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 뭐 애 하나 생긴다고 크게 달라지겠어? (과연 그럴까?)]
[조은영/주부유니온 대표 : 상징적인 의미를 생각하다 보니까 '김지영 연금'이라는 걸로 가게 됐고, 남성을 배제하거나 이런 건 아니에요.]
그런데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30년 뒤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될 위기인데 '무슨 돈으로 재원을 조달할 거냐'라는 겁니다.
[유호선/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 : (양육크레딧)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출산율이 조금이라도 오를 수 있다면 확대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 도입되진 않더라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언젠가 논의해야 할 주제인 만큼 '출산 크레딧'이나 '김지영 연금' 대신 젠더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명칭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이재준·김민영, 작가 : 김효진, 인턴 : 박진호)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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