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대학 보내줄게"…32억 챙긴 대치동 입시컨설턴트 구속기소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자녀를 원하는 대학에 입학시켜주겠다며 학부모들을 속인 뒤 수십억원을 받아 유흥비 등에 탕진한 입시 컨설턴트가 구속기소 됐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조은수)는 이날 학부모 3명으로부터 대학 입학 컨설팅 비용 등 명목으로 32억9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대치동의 유명 입시 컨설턴트 A씨(50)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A씨는 "돈을 주면 대학 관계자를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의대 등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켜 주겠다"고 학부모들을 속여 2020년 9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3명으로부터 32억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대치동 입시학원에서 수년간 대입 컨설팅을 해 온 경력을 이용해 대학 관계자와 친분이 있는 것처럼 속인 뒤, 입시 정보가 부족한 학부모들을 속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는 '정성평가' 등 주관적 요소가 반영되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의대 등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켜줄 것처럼 속여 피해 학부모들을 장기간 속여왔다.

또 A씨는 2019년 6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입시 브로커를 사칭한 B씨에게 피해자 2명을 소개해 주며 B씨가 같은 수법으로 2억5000만원의 돈을 챙기도록 도운 혐의(사기 방조)도 받는다. A씨는 자신이 학부모를 소개해 준 브로커 B씨가 생각보다 많은 돈을 챙긴 것을 알게 되자, B씨에게 사기 피해를 본 학부모에게 재차 접근해 범행하기도 했다.

당초 검찰은 지난해 11월6일 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해당 사건에 대해 휴대전화 포렌식과 주거지 압수수색, 공범과의 녹취록 분석 등 전면 재수사를 통해 B씨의 범행을 도와준 것을 추가 확인해 함께 재판에 넘겼다.

A씨는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돈 중 6억원 이상을 유흥비로 탕진하고, 피해금 다수를 필리핀 원정도박과 홀덤펍 도박에 사용하면서도 대학 관계자들에게는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도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것을 숨기기 위해 "지인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거짓 진술까지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입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입시 브로커 사범을 직접 구속기소, 입시 불공정을 조장하는 사범에 대해서는 계속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