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다 쓰러진 80대…심폐소생술로 구한 간호직 공무원

이은진 기자 2024. 1. 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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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0대 할머니가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때마침 출근 중이던 간호사 출신 공무원이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한 덕에 할머니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저는 동대문구 답십리2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4년 차 간호직 공무원 신소연입니다.]

이 공무원은 며칠 전 사람을 살렸습니다.

서류를 만지는 이 손, 쓰러진 노인 가슴을 압박했고 다시 심장이 뛰게 했습니다.

사무용 의자에 앉은 이 다리, 옷 버리는 걸 마다 않고 길에서 무릎 꿇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을까 당시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눈 쌓인 골목길, 검은 옷 입은 80대 노인이 폐지 실은 리어카를 끌고 옵니다.

주춤주춤 균형을 잃자 폐지가 툭 떨어집니다.

폐지 한 장이 귀한 노인은 이걸 주워듭니다.

그러다 쓰러집니다.

출근길 시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때 뛰어오는 한 사람, 바로 '공무원 신소연 씨'입니다.

상황을 살핀 뒤 바로 무릎 꿇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합니다.

고물상 앞 이 골목, 매일 출퇴근하는 길입니다.

제설 작업 동원 지시가 내려와 일찍 나가던 참이었습니다.

[신소연/답십리2동 주민센터 주무관 : 저기 오토바이랑 리어카 사이에서 쓰러져 계셨습니다. {천장을 보고 누워계셨던 거죠.} 네. 반듯하게 누워계셨고…]

숨을 쉬지 않고 맥박도 안 뛰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눈 녹은 물에 옷이 젖었지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신소연/답십리2동 주민센터 주무관 : 다른 시민분께서 119 신고를 해주셨고 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래도 무릎 꿇고 진행했습니다.]

마을 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신씨, 수술실 간호사 출신입니다.

돌발 상황이 오자 전공을 발휘했습니다.

[이학찬/고물상 사장 : {소식을 들으셨어요?} 따님이 왔다 갔어. 깨어나신 건 그 전에 깨어나셨고. 맥이 있을 때 갔는데, 뭘.]

병원으로 간 노인은 살았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신소연/답십리2동 주민센터 주무관 : 본 적도 없고 어떤 분이신지도 모르지만 쓰러져 계시기 때문에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이런 공무원을 둔 마을 주민들은 참 든든합니다.

[영상자막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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