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서클’ 고정관념에 갇힌 인간 무의식 조명
[KBS 부산] [앵커]
부산에서 활동하는 정유미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서클'이 다음 달 열리는 74회 베를린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습니다.
단순한 이야기 속에 세밀한 연필화로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정유미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문화톡톡, 최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소녀가 무심히 그린 원.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로 비좁게 가득 차더니….
소녀가 발로 슥슥 선을 지우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자신의 갈 길을 걸어갑니다.
무의미한 틀 속에 스스로 갇히는 인간의 모습을 담은 정유미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서클(Circle)'입니다.
[정유미/'서클' 감독 : "뭔가 되게 많은 선택지가 저희한테 열려 있는데 그게 다 관념에 의해서 약간 정체돼 있는 부분들이 생긴다고 느꼈거든요."]
회화 전공자인 정 감독은 연필로 종이 수천 장에 그림을 그려 짧은 애니메이션 한 편을 완성합니다.
한 편에 1, 2년씩 작업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전작인 '수학 시험', '존재의 집' '파도'에서부터 이어진 세밀한 연필화는 단순한 이야기 속에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드러냅니다.
[조근식/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 : "굉장히 관념적이잖아요. 주제 자체가 그런데, 시각적인 내용은 너무 구체적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이제 잘 결합이 됐으니까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거죠."]
2009년 '먼지 아이'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았고, 2013년 '연애놀이'는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2022년 '존재의 집'에 이어 올해로 4번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받을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정유미/'서클' 감독 : "굉장히 지루하고 힘든 작업이죠. 애니메이션 짧은 단편이지만, 하나 무사히 완성하기가 쉽진 않다, 그렇게 느끼긴 해요."]
정유미 감독의 '서클'이 단편경쟁부문에 오른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립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최지영 기자 (lifeis7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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