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기 임차료 깎자"…막걸리 회동하며 통신3사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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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나 빌딩 옥상에 이런 중계기가 설치돼 있는 걸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통신사들은 중계기를 설치한 건물에 임차료를 내야 하는데, 통신 3사가 6년 넘게 담합해 이 돈을 깎아 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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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나 빌딩 옥상에 이런 중계기가 설치돼 있는 걸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통신사들은 중계기를 설치한 건물에 임차료를 내야 하는데, 통신 3사가 6년 넘게 담합해 이 돈을 깎아 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세종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옥상을 통신 장비 설치용으로 빌려주고 통신사로부터 해마다 수백만 원씩 받고 있습니다.
이 돈은 아파트 공동관리비 등으로 쓰이는데, 주민들이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김 모 씨/세종시 아파트입주민연합회 관계자 : SKT가 오늘 이야기하고 갔는데 (다른 통신사하고) 같은 조건이고, 심지어 어떤 아파트 단지는 그냥 SKT하고 KT 담당자가 LGU+한테 위임할 테니까 LGU+하고 알아서 하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거 뭔가 이상하다 그랬죠.]
주민들은 지난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장을 냈고, 5년 간 조사 끝에 공정위는 실제 담합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담합이 시작된 건 지난 2013년이었습니다.
당시 4G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경쟁적인 중계기 설치로 임차 비용이 급증하자, 통신 3사 담당자들은 이른바 '막걸리 회동'을 가졌습니다.
체육관에 모여 족구를 하고 막걸리를 마신 뒤 임차료 인하 공조를 선언한 겁니다.
담합은 세종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임차료가 높은 8천300곳을 중심으로 6년 넘게 이뤄졌습니다.
2014년 통신사당 평균 558만 원이던 연간 임차료는 2019년 오르기는커녕, 464만 원으로 94만 원 깎였습니다.
임차료를 못 내리겠다고 하면 장비를 철수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아예 다같이 빼버린 곳도 있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오행록/공정거래위원회 제조카르텔조사 과장 : 아파트 입주민 등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는 대기업 간 구매 담합에 대한 적발 사례로서 최종 가격에 대한 합의가 아니라도 원칙적으로 위법하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공정위는 통신 3사에 과징금 200억 원을 부과하고 시정 명령을 내렸으며, 통신사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최혜란)
권영인 기자 k0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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