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알와크라] 변화 아닌 안정 택했다…16강 조기 확정에도 플랜A 고수한 클린스만

[골닷컴, 알와크라(카타르)] 강동훈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끝내 플랜A를 택했다. 16강 조기 진출에 성공하면서 여유가 생긴 만큼 변화를 줄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택했다.

클린스만호는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말레이시아와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킥오프를 한 시간여 앞둔 시점에서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4-1-3-2 포메이션을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 투톱으로 출전한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좌우에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재성(마인츠)이 위치해 지원 사격에 나서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홀로 허리를 지킨다. 왼쪽부터 설영우(울산)와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전북현대)가 수비라인을 형성한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킨다.

앞서 요르단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는 없었다. 김영권과 김태환, 정우영이 선발 기회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1경기 이상은 교체로 출전했던 적이 있다. 김영권은 바레인전에서, 김태환과 정우영은 바레인전과 요르단전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예상됐던 시나리오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전을 앞두고 조기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데다, 말레이시아가 약체로 평가받는 만큼 로테이션을 통해 손흥민을 비롯하여 김민재와 이강인, 황인범 등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하고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클린스만호는 더군다나 현재 ‘옐로 트러블’에 걸린 선수들이 많은 탓에 이들의 경고 관리도 중요한 상황이다. 김민재와 손흥민, 황인범 등 무려 7명이 1·2차전에서 경고를 한 장씩 받았다. 혹여나 이들이 말레이시아전에서 출전했다가 경고를 받으면 16강에서 뛸 수 없다. 자연스레 클린스만호는 ‘초비상’에 걸리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부임 후 줄곧 연속성과 지속성을 강조해 오면서 플랜A만 고집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변화가 아닌 안정을 택했다. 가뜩이나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과 졸전 끝에 가까스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말레이시아전마저 경기력이 좋지 못하면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말레이시아 상대로도 ‘최정예’ 라인업을 꺼냈다.

결국 관건은 클린스만호가 얼마나 빠르게 말레이시아의 골망을 흔들면서 무너뜨리느냐다. 만약 생각보다 빠르게 선제골을 뽑아내고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다면 ‘옐로 트러블’에 걸린 선수들을 비롯하여 주전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휴식을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말레이시아의 밀집 수비에 고전한다면, 로테이션은 꿈꿀 수 없을 전망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