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렌트비 등 뇌물 1억 `꿀꺽`…간큰 ADD 연구원

김화균 2024. 1. 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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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ADD) 책임원구원으로 일하던 A(52) 씨.

A 씨의 '간 큰' 행동은 이 뿐이 아니었다.

발칵 뒤집어진 ADD는 내부 감사를 했고, A 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A 씨의 혐의를 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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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전경. <연합뉴스>

국방과학연구소(ADD) 책임원구원으로 일하던 A(52) 씨. 그는 용역업체의 납품 과정을 점검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던 중 협력업체 대표 B(48)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금품을 받았다. 용역을 맺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겠다고 약속을 한 다음이다.

A 씨가 받은 금품은 상상을 초월했다.

우선 벤츠 승용차 렌트 비용. 2020년 7월 중순부터 약 2년 간 26차례에 걸쳐 벤츠 대여 비용으로 4800만원 상당을 받았다.

A 씨의 '간 큰' 행동은 이 뿐이 아니었다.

2021년 5월 중순. A 씨는 자신의 아파트 리모델링을 했다. 그는 리모델링 공사를 한 뒤 리모델링 업체 계좌로 같은 해 7월 말까지 4차례에 걸쳐 7000만원을 송금받았다.

현금 1300만원, 골프장 이용료 220만원 등 54차례에 걸쳐 B씨로부터 총 1억3300여만원을 뜯어냈다.

A 씨의 상상을 초월한 금품 수수 행위는 결국 탈이 났다.

금품 수수 정황을 포착한 다른 사람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발칵 뒤집어진 ADD는 내부 감사를 했고, A 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지난해 9월에는 직권면직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A 씨의 혐의를 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A 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2억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했고, B씨의 현금카드를 받아내 장기간 지속해서 금품을 수수하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B씨에게 차용금인 것으로 진술해 달라며 회유를 시도하고 실제 허위 차용증을 작성해 증거 자료로 제출하기도 한 점 등으로 볼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뇌물을 건넨 B씨에 대해서도 뇌물공여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뇌물 요구를 부득이 거절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는 "B 씨로부터 업체 대표로 근무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에 따른 스카우트 비용을 받았을 뿐"이라며 "결코 뇌물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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