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쉴 곳 ‘열악’…설계부터 빼먹은 근현대역사관
[KBS 부산] [앵커]
원룸 한 칸에 16명이 들어가 쉬고, 자고,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면 어떨까요?
바로 지난 5일 개관한 부산근현대역사관의 이야기입니다.
설계 과정부터 휴게시설을 빼먹은 탓에 청소 노동자 등은 남녀 구분도 없이 턱없이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근현대역사관의 실무관 휴게실입니다.
문을 열자 커다란 옷장이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임시로 남녀 구분을 해놨는데, 남자 휴게실은 팔을 다 펼칠 수도 없이 좁습니다.
전체 크기는 18제곱미터, 청소노동자와 청원 경찰 등 16명이 나눠쓰고 있습니다.
천장은 뻥 뚫려 있습니다.
[근현대역사관 직원/음성변조 : "(남자직원이) 너무 공간이 좁으시니까 여자(휴게실) 쪽으로 넘어와서 이제 쉬시다가 이제 여자 선생님들이 이러면 안 되시지 않냐라고 했더니 그분이 '어디서 쉬냐'…."]
샤워실도 지하 1층 구석에 달랑 한 칸이 전부입니다.
본관 건물에 있는 단 하나의 샤워실입니다.
남녀 구분은 되어있지 않은데요.
이곳은 따뜻한 물을 쓰려면 한 번에 채 두명이 쓰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근현대역사관 구조 변경 설계 때부터 청소노동자 등을 위한 휴게시설은 아예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부산근현대역사관의 설계도면을 보면, 6층 규모의 건물 전체에 '휴게시설'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역사관 측은 지난해 11월 이 사실을 알았다며 노조와 시설 보강을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기용/부산근현대역사관장 : "공간 자체에 대해서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아마 그 부분은 충분히 숙지를 못한 상태에서 아마 설계가 되었다라고는 저 나름대로 생각을 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모든 사업장에 노동자 휴게 시설을 설치하도록 지난해부터 의무가 확대됐지만 노동자들의 휴게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기만 합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백혜리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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