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테러는 절대 안된다” 이재명 “내 상처도 저릿해 와”
여야는 25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피습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테러”의 결과로 규정하고 규탄했다. “폭력을 낳는 극단적인 대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권이 ‘혐오 정치’와 단절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배 의원이 입원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을 방문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오늘 ‘테러범’으로부터 피습당해 치료 중”이라며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서 범인이 엄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 사안의 진상이 신속하고 명확하게 밝혀지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막연한 추측이나 분노로 국민들이 걱정하시고 불안하시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을 문병하고 온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배 의원님은 잘 이겨내고 계시고, 국민들께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을 전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범죄 피해, 테러 피해는 진영의 문제나 당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일이 절대 있어선 안 되는 것이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온다”며 “어떠한 정치 테러도 용납해선 안 된다.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배 의원의 조속한 쾌유를 기도한다. 염려하실 가족들께도 마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앞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인이 배현진 의원임을 알면서 자행한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테러를 단호히 배격하고 규탄한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우리 사회가 증오와 혐오로 오염되고 있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며 “민주당은 정치 테러의 확산을 막고 혐오 정치를 종식하기 위해 힘쓰겠다”고도 했다. 이어 “수사 당국은 테러범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동기와 배후 등 진상을 낱낱이 밝혀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표 피습이 생생히 기억되는 터에 배현진 의원이 습격을 받아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배 의원의 부상이 크지 않아 빨리 회복되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가해자가 배 의원임을 확인하고 테러를 가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커진다”며 “정치인이든 그 누구에게든, 그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립과 혐오는 폭력을 부르고, 폭력은 빠르게 모방되며 사회를 병들게 한다”며 “서로 조금 더 관용하고 대화하며 이견을 좁히는 정치,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치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원욱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 피습 이후 또다시 정치인에 대한 폭력이 발생했다”며 “원인은 정치에 있으며, 혐오 정치를 조장해 이익을 보아 온 정치인과 그들에 기생해 돈을 벌고 있는 강성 유튜버들, 훌리건들에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혐오 정치와 단절하지 않으면 제3, 4의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여야 모두 혐오 정치 단절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김영호 개혁신당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을 당한 지 20여일 만에 발생한 일”이라며 “수사 기관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가해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정치가 더 이상 사회적 증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정치권 전체가 힘을 모을 때”라며 “개혁신당은 오늘과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우리 사회에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에 이어 배현진 의원의 피습까지, 거듭되는 정치 폭력에 한국 정치가 병들고 있다”며 “내전적 정쟁과 극단화가 이제 단순히 불통을 넘어 실질적인 폭력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일상화된 폭력의 시대에선 정상적으로 총선을 치를 수도, 새로운 사회를 만들 건전한 정치적 의견 교환도 있을 수 없다”며 “정치 폭력 사태를 끝내기 위해 여야 모든 당의 지도부가 함께 만나는 회담을 제안한다. 공존의 정치를 여러 정당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언하자”고 했다.
배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18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거리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돌로 머리를 가격당했다. 배 의원 측은 괴한이 ‘국회의원 배현진입니까’라고 물어 신원을 확인한 뒤 배 의원을 습격했다고 전했다. 괴한은 현행범으로 체포돼 강남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고, 자신이 15세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은 의식이 있는 채로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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