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권역별 비례제 도입 vs 준연동+비례연합정당 ‘팽팽’
지도부, 다시 ‘병립형 회귀’ 기류
정청래 “총선은 승리가 목표돼야
나눠주기 안 돼” 비례연합에 반기
선거제 결정 全 당원 투표 제안도
與도 ‘권역별 비례’ 검토 가능 입장
“준연동 유지” vs “위성정당 저지”
우원식 “尹 심판 극대화” 鄭에 반박
與선 “페이퍼컴퍼니 정당 안 될 말”
정의당은 ‘병립·준연동 반반’ 주장
4·10 총선이 8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선거제 개편의 열쇠를 쥔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사한 이후에도 당 내부 기류는 오락가락했고 최근 지도부는 결국 병립형 회귀로 기운 듯한 기류가 감지된다. 민주당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정치권에선 대략 세 가지 시나리오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 △현행 준연동형 유지 △캡(상한선) 씌운 준연동형 유지가 바로 그것이다.
지도부 고심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며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부터 유동수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홍 원내대표. 서상배 선임기자 |
지도부 인사 중엔 정청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병립형 비례제 회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정 최고위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총선은 정당 간판을 걸고 단 1표를 더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총력전이다. 여유 부리며 의석을 나눠 주는 자선사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행 준연동형 유지를 주장하면서 비례연합정당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는 민주당 안팎 인사들을 직격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거제 결론을 내기 위한 전 당원 투표를 제안했다.
이는 그간 준연동형 유지·비례연합정당 추진 입장을 표명해 왔던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역할분담론은 윤석열정권 심판 구도를 극대화하는 구상이다. 단순히 소수정당에 의석을 배려하자는 제안이 아니다”라며 “핵심은 소수정당에 비례 의석 일부를 양보해, 민주당 주력의 일대일 지역구 구도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해 온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또한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자당의 승리’가 선거제 개혁에서 제일 중요한 원칙이라는 낯 뜨거운 주장이 주요 정치인들로부터 계속 반복되지 않나”라며 “병립형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어떤 원칙이 존재하나.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을 배분한다’는 단순한 원칙을 이해 못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뜻을 같이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치권의 선거제 논의에 대해 “결국 현시점에서 정답은 없다”고 평한다. 전예현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선거가 임박한 만큼 그 룰을 합리적으로 논의하는 건 쉽지 않다. 기득권 세력 중심으로 급하게 협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선거제는 정치 세력 간의 전략적 공생의 결과물로 봐야 한다”며 “지금의 혼란은 결국 국회의, 특히 민주당의 문제 해결 능력 부재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최우석·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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