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현대차·기아, 수익률도 테슬라 따라잡았다
북미·유럽·인도 등 글로벌 판매 호조
친환경차와 제네시스·SUV 비중 늘어
“올해 744만3000대 판매 달성할 것”
정의선 회장 ‘변화’ 강조..SDV체질 전환
[이데일리 박민 이다원 공지유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양사 합산 260조원이 넘는 매출과 2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얼마나 수익성이 높은 경영을 했는지를 따져보는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0.2%를 기록해 역대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24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전기차 선두업체 테슬라(9.2%)를 웃도는 수치다.
다만 ‘역대급 잔칫날’임에도 현대차 기아는 마냥 기뻐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회사로의 체질 전환을 위해 고삐를 바짝 쥘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업황 둔화가 커지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소프트웨어 체질 전환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학과 교수는 “올해는 판매량이 늘어난 비율대로 영업이익률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수출보다 내수 위축이 심한 만큼 내수 활성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25일 각각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합산 매출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 26조73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을 단 1년만에 다시 갈아치운 것으로 전년보다 각각 14.5%, 56.7% 늘었다. 현대차가 매출 162조6636억원과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고 기아가 매출 99조 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을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북미와 유럽, 인도 등 해외에서 판매량이 늘었고,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와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상대적으로 비싼 차가 많이 팔린 덕분이다. 여기에 업계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 유지에 더해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원화 약세)까지 아우러져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이로 인해 기업의 핵심 이익 지표로 불리는 영업이익률도 대폭 개선됐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양사 합산 10.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전동화 시대 최대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테슬라(9.2%)를 제쳤다. 2022년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률은 7.5%였다. 벤츠 등 럭셔리카 업체를 제외하면 대중 브랜드 중엔 도요타(10.5%) 정도만 현대차·기아에 앞선다.
무엇보다 현대차는 ‘만년 1위’ 삼성전자를 제치고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남겼다는 뜻으로, 자동차가 반도체에 이어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산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현대차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310억달러어치를 수출하며 지난해 최고 금액의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글로벌 판매 744만3000대 목표
현대차·기아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장기화와 고금리 인해 전반적인 업황 둔화가 예상되지만 판매전략 다각화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경영 실적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총 744만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의 미국과 유럽은 점유율은 현재 두자릿수이지만 퍼센테이지를 2~3%포인트 정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인도 등 제 3세계는 중저가 모델 중심으로 판매 볼륨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기존 하드웨어(HW)에서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SW)으로 바뀜에 따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경쟁력을 강화해 우위에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고금리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장기화에 따른 수요 둔화를 고려해 저렴한 가격대의 신차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가격대의 라인업 확충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162조 6636억원)보다 4.0~5.0%높였고 영업이익율은 8.0~9.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올해에만 1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12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영업이익률은 11.9%를 달성할 계획이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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