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이 살렸다… SK하이닉스 흑자전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
5분기째 이어진 적자 탈출 성공
올해도 고성능 D램 주력하기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의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1년간 지속된 적자의 늪에서 마침내 빠져나왔다. 주력인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조기 턴어라운드를 이끌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3 및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한 고성능 D램이 '실적 효자'로 돌아왔다. \

25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건 2022년 3·4분기(1조6556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47.4%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증권가 전망치(매출 10조4447억원·영업손실 896억원)를 크게 상회했다.

시장 눈높이를 뛰어넘은 4·4분기 실적개선은 고성능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계의 대규모 감산 기조로 재고가 축소된 가운데 생성형 AI 열풍에 힘입어 고성능 D램 수요가 확대됐다.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호조로 평균판매가격(ASP) 개선 폭은 커졌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HBM3와 DDR5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4배 각각 늘어났다. D램과 비교해 업황회복이 더딘 낸드도 지난해 4·4분기 ASP가 전분기 대비 40% 증가하며 호실적에 기여했다.

4·4분기 흑자로 연간 적자 규모도 축소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32조7657억원, 영업손실 7조73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재고 정상화 시점에 맞춰 감산 규모를 점진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다만 부가가치가 높은 고성능 D램 생산은 늘리는 반면 구형(레거시) 제품의 감산 기조는 이어간다는 입장이라 전체 메모리 생산량 증가세는 제한될 전망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