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시키고 옷차림 지적도"… 대학 내 '학폭' 관리 절실

최다인 기자 2024. 1. 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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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내 폭력 사태에 대한 제도적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충남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생은 성인이라 복잡한 인간관계와 배경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학교폭력으로 분류해, 학교 측의 실태조사나 예방교육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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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등 위계서열 견고한데 '군기'로 치부, 관리 체계 부실
천안 사립대서 후배에 속옷 벗기고 각목 폭행, 경종 울려
"유관기관 연계해 학폭 예방 캠페인 및 발굴 체계 확립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학교 내 폭력 사태에 대한 제도적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학교폭력'이 아닌 '군기 문화'로 인식되면서, 예방조치는 물론, 실태파악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피해 사례 발굴과 함께 맞춤형 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대학생 간의 폭력은 이른바 '군기 문화'로 치부돼 왔다. 선·후배간의 위계질서 확립이란 이유로 감춰지기 일쑤였으며, 제3자의 고발로 알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충청권에서도 최근 2년간 유사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2022년 충남 아산의 한 사립대학교에서 늦은 밤 학생들을 집합시켜 얼차려를 시켰다는 사실이 커뮤니티 글을 통해 알려졌다. 글과 함께 게시된 영상엔 한 무리의 학생들이 엎드려 있는 다른 학생들에게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을 외치며 기합을 주는 모습이 담겼다.

대전에서도 지난해 선배가 후배에게 옷차림을 지적·강요하거나, 승강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사연이 공개된 바 있다.

최근 충남 천안 소재의 한 대학교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은 '대학생 학교폭력'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줬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충남 천안의 A대학 스포츠 전공 학생 6명은 1학년 후배 9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얼차려를 준 혐의로 입건됐다.

가해 학생 중 일부는 후배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목이 부러질 때까지 때렸으며, 또 다른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특정 후배 속옷을 벗기고, 음식을 강제로 먹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유관기관들의 대응은 부실한 실정이다.

대학교 내 대학생활의 애로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인권센터'가 있지만, 학교 측이 직접 실태조사에 나서는 경우는 전무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의 도움을 얻거나, 학교의 자체적인 예방 교육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성인간의 폭력으로 인식, 개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충남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생은 성인이라 복잡한 인간관계와 배경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학교폭력으로 분류해, 학교 측의 실태조사나 예방교육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충남청소년상당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을 위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참여율도 저조하다.

전문가들은 유관기관간의 협력으로 폭력 사례 발굴 및 예방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훈 대전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학생 간의 폭력은 위계질서가 더욱 견고해진 상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누군가 들여다보지 않으면 일종의 문화로 인식되기 쉽다"며 "연간 1회 폭력 실태조사에 나서거나, 상담소·경찰 등과 연계해 예방 캠페인 등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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