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명 살해 혐의' 요양병원장 영장 재청구에도 구속 면해

수년 전 약물로 환자 살해한 혐의
지난해 11월 구속영장 한 차례 기각
法 "도망·인멸 염려 있다 보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환자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서울의 한 요양병원장이 지난해 11월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서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3.11.14 na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경찰이 환자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서울의 한 요양병원장에 대한 신병 확보를 재차 요청했으나 이번에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5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부터 살인 혐의를 받는 요양병원장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그 동안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 및 녹취록, 관련 자료 등이 이미 수사기관에 의해 확보돼 있어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내용, 범죄성립과 책임범위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상황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하여야 할 사유 내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는 수년 전 의료행위 과정에서 약물을 이용해 환자 2명을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환자들이 전염병에 걸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거나, 다른 환자들에게 병이 옮겨갈 경우 병원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간접증거를 보강하고 법리를 다시 검토해 혐의를 입증할 만한 내용을 추가한 뒤 영장을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1월에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피해자들의 사망 시점으로부터 수년이 경과해 피해자들의 직접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실행행위 자체에 대한 직접증거가 부족해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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