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 사망’ 포로 수송기 추락에…“우크라가 격추” “러 장난질”

김미향 기자 2024. 1. 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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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포로 65명이 탄 러시아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참사에 대한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불을 뿜고 있다.

러시아 하원(두마) 국방위원회 위원장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이 제공한 패트리엇 미사일 또는 독일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IRIS-T) 시스템을 수송기 격추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추락한 수송기에 포로가 아닌 러시아 미사일이 실려 있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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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 65명 사망 참사 책임 놓고 충돌
우크라이나 포로 65명이 탄 러시아 수송기가 추락한 24일, 사고 지점인 러시아 남서부 벨고로드 근처 야블로노보 마을의 도로에서 기자들이 보도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포로 65명이 탄 러시아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참사에 대한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불을 뿜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했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국제 조사를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밤 긴급 화상 성명을 내어 “비행기 추락사고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러시아 영토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모든 사실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며 이번 참사의 명확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제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 수뇌부와 긴급 회의를 마쳤다면서 “우리 군이 진상을 파악하고 있으며 외교장관에게도 관련 자료를 동맹국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포로들의 목숨과 그들의 가족의 마음, 우리 사회의 감정을 놓고 장난을 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오전 11시께 러시아 남서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인 벨고로드 지역의 야블로노보 마을 인근에서 러시아군의 일류신(IL)-76 수송기가 추락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비행기 추락 참사로 인해 포로 교환을 위해 이송되던 우크라이나 병사 65명 그리고 러시아인인 승무원 6명과 호송 요원 3명 등 총 74명이 모두 숨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양국 간의 포로 교환은 이날 오후 벨고로드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국경 검문소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며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립치 지역에서 날아온 대공 미사일에 수송기가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의한 테러 공격이 이뤄졌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의장국 프랑스는 25일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앞서 성명을 내어 “오늘 아침 키이우 정권이 또다른 테러 공격을 가했다”며 “우크라이나는 포로 교환 계획과 이동 경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며 이번 참사가 우크라이나의 잘못이라고 단정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포로 수송 계획을 알면서도 러시아군 수송기를 격추했다고 몰아세운 것이다. 러시아 하원(두마) 국방위원회 위원장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이 제공한 패트리엇 미사일 또는 독일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IRIS-T) 시스템을 수송기 격추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 당국자는 미국 시엔엔(CNN)에 포로 교환이 이날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의 수송 상황에 관한 세부 정보는 알지 못했다며 또 “누가 몇명 타고 있었는지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추락한 수송기에 포로가 아닌 러시아 미사일이 실려 있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중립’을 유지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24일 “이 문제에 대해 더 분명한 정보를 얻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비행기 추락에 대해 언급할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며 “이에 대해 가정을 말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엔엔은 러시아의 주장대로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면 △우크라이나가 자국 포로들의 탑승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미국 등이 제공한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소통이 러시아의 자작극이라는 의혹을 내놓는 의견도 있다. 러시아군에 포로로 붙잡혔던 경험이 있는 막심 콜레스니코우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내가 포로 시절 브랸스크에서 벨고로드로 이송될 당시 포로 50명에 약 20명의 (러시아) 군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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