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바다’ 발트해, 나토의 바다로…유럽 안보환경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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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에 반대하던 마지막 장애물이던 헝가리 정부가 "가입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스웨덴의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때 '소련의 바다'라 불렸던 발트해가 '나토의 내해'가 되는 커다란 안보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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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에 반대하던 마지막 장애물이던 헝가리 정부가 “가입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스웨덴의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때 ‘소련의 바다’라 불렸던 발트해가 ‘나토의 내해’가 되는 커다란 안보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게 된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아직 찬성하지 않았던 튀르키예 의회가 23일 가입에 대한 비준 동의안에 찬성하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24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가입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며 2022년 5월 가입 신청을 한 스웨덴의 합류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미국 시엔엔(CNN)은 “오르반 총리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를 결정함으로써 마지막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고 풀이했다.
특히 스웨덴이 자신들이 테러조직으로 여기는 쿠르드족 무장조직 인민수비대(YPG)와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가입 비준 절차를 미적거리던 튀르키예와 달리 헝가리는 나토 내의 대표적인 친러시아 국가로 꼽혀왔다. 그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한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가 극도로 예민하게 여기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지난해 유럽의회 헝가리 의원인 커털린 체흐는 “(오르반 총리의 나토 회원국 확대 반대는) 푸틴에게 또 다른 호의를 베푼 것”이라고 노골적인 비난을 한 일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확정적이 되면서 러시아는 육지로는 국경 1300㎞를 맞댄 핀란드, 그 남쪽의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튀르키예 등 나토 회원국들에 둘러싸이게 됐다. 바다를 보면, 북유럽의 안보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발트해가 나토 회원국에 둘러싸이게 되면서 그 동쪽 끝에 자리한 러시아의 움직임이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게 됐다. 최악의 경우 나토가 발트해를 봉쇄하면 핀란드만을 통해 이 바다와 이어지는 러시아 제2의 도시이자 군사 시설이 밀집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연결되는 바닷길이 끊길 수 있다.
특히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아반도 남쪽의 칼스크로나에 잠수함 기지를 갖추고 오랫동안 잠수함을 운용한 경험이 있다. 발트해는 평균 수심이 54m로 낮고, 1~2차 대전 때 설치된 기뢰가 곳곳에 남아 있는데다 잠수함의 부력에 영향을 주는 염분 차이가 크다. 이런 민감한 바다에서 풍부한 작전 경험을 쌓은 스웨덴 해군이 나토의 전면에서 러시아와 마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가 한때 소련 연방의 일원이었던 발트 3국을 상대로 안보 위협을 가하기가 어려워진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는 나토가 지배하는 바닷길이 될 것이며, (러시아의 위협에) 가장 취약한 발트해 국가들을 보호하는 동맹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나토는 24일 냉전 시절이던 198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인 ‘확고한 방어자(Steadfast Defender) 2024’에 돌입했다. 스웨덴을 포함한 나토 전체 회원국이 5월까지 병력 9만명을 동원한다.
현재 유럽 국가 가운데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곳은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정도다. 이들은 중립정책을 유지하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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