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저성장 국면’ 진입한 한국 경제... 코로나19 이후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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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경제가 일 년 내내 '느린 성장'을 거듭해 1%대의 저조한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1%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과거에 비해 현재는 성장률 자체가 낮아진 저성장 국면이고, 민간소비도 성장률을 하회하는 흐름"이라며 "내수 부진이 경제 성장의 주요 하방 요인으로, 수출 개선은 상방 요인으로 각각 작용해 지난해 4분기와 같은 흐름이 연간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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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4.1→+1.8%로 축소
올해 2.1% 달성 관건은 IT 업황
지난해 한국 경제가 일 년 내내 ‘느린 성장’을 거듭해 1%대의 저조한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은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내수가 발목을 잡으면서 올해도 강한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로 집계됐다고 속보치를 발표했다. 1분기 0.3%, 2~4분기 각각 0.6%로 4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성장을 지속한 결과다. 1.4%의 연간 성장률은 정부와 한은 전망에 부합하나, 2021년(4.3%), 2022년(2.6%)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성적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고, 이를 제외해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지출항목별 증감률을 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1.4%, 0.5%씩 늘어 2022년(-2.8%·-0.9%) 이후 증가로 전환했지만, 고물가·고금리로 소비가 크게 줄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 연간 증가율은 2022년 4.1%에서 지난해 1.8%로, 정부소비는 4%에서 1.3%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우리 경제의 50%가량을 담당하는 민간소비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4.8%)을 빼면 2013년(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민간소비의 GDP 성장 기여도 역시 2022년 1.9%포인트에서 지난해 0.9%포인트로 떨어졌다.
지난해 수출과 수입도 전년보다 2.8%, 3%씩 느는 데 그쳐 증가폭이 2022년(3.4%·3.5%)에 비해 둔화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정보기술(IT) 경기가 나아지면서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1분기 -4.2%포인트였던 순수출(수출-수입)의 GDP 성장 기여도(전 분기 대비)는 2분기 -0.8%포인트, 3분기 1.5%포인트, 4분기 2.8%포인트로 점점 확대됐고, 정부와 한은이 기대한 ‘상저하고’ 성장을 이끈 동력이 됐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1%다. 여전히 잠재성장률(2% 안팎) 수준의 저성장이 예상되나, 수출·설비 투자가 개선돼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과거에 비해 현재는 성장률 자체가 낮아진 저성장 국면이고, 민간소비도 성장률을 하회하는 흐름”이라며 “내수 부진이 경제 성장의 주요 하방 요인으로, 수출 개선은 상방 요인으로 각각 작용해 지난해 4분기와 같은 흐름이 연간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T 업황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0일 “2.1% 성장 전망은 반도체 등 IT 수출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IT 부문을 제외하면 1.7%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가능성 역시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한편으론 현재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성 감소, 중국과 인도의 부상, 전 세계적 공급망 재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신 국장은 “각종 기관에서 향후 잠재성장률이 1%, 0%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정부를 포함한 경제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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