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관통하는 GTX-D 호재 … 검단·하남 집값 온기 기대
검단·김포 5호선 연장 겹쳐
GTX 최대 수혜지로 떠올라
강원·충남까지 메가시티로
서울 집값 과열 완화에 도움
상권은 집중화 불붙일 우려
"교통호재 이미 가격에 반영
장기관점 투자를" 신중론도
"주택은 서울 쏠림이 완화되지만 상권은 서울 집중화 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시대를 공식화하며 부동산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서울 주택가격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되는 반면 상권은 오히려 서울 집중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5일 국토교통부는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 격차 해소'를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GTX-A·B·C 노선을 연장하고 D·E·F 노선을 신설해 전국에 GTX 시대를 여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장 큰 특징은 GTX 연장과 신설을 통해 수도권 범위가 기존 서울·경기·인천에서 여타 시도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강원 춘천·원주, 경기 동두천, 충남 천안·아산 등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생활권으로 편입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경기뿐만 아니라 충남과 강원도까지 서울 출퇴근 1시간 시대가 열리며 GTX를 통한 메가시티 완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크게 수혜를 볼 지역은 GTX-D 노선이 신설될 곳으로 예상된다. GTX-D는 김포 장기와 인천국제공항에서 각각 출발해 가산·강남·삼성·잠실 등 주요 업무지구를 지나 하남 교산과 강원 원주까지 각각 이어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GTX-D 노선은 수도권을 횡으로 통과하면서도 핵심 일자리가 포진한 강남을 거쳐간다"며 "인천 검단·계양, 강원 원주 등 외곽 지역에서 강남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신설역 주변 땅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검단과 김포는 서울 지하철 5호선도 연장되며 교통망 개선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검단 소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5호선 연장이 발표되고 나서 호가가 조금씩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김포시는 이번주 아파트값이 개발 호재 영향 등으로 0.0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서구 아파트값도 지난주 하락세에서 이번주 보합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수도권과 별개 생활권으로 여겨지던 강원 원주·춘천과 충남 아산 등도 GTX를 통해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게 되면서 주민들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원주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씨는 "GTX를 타고 강남까지 한번에 출근이 가능해지면 굳이 일자리 때문에 서울로 이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GTX 개통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건 앞서 GTX-A·B·C 신설로 역 통과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른 전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동탄이다. 동탄은 오는 3월 GTX-A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 동탄역 초역세권 단지 '동탄역 롯데캐슬'은 전용 102㎡가 지난해 9월 21억원에 거래됐다. 이 평형대 분양가가 5억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4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다만 철도 개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보니 시간이 단축될 수 있지만 통상 철도 개통까지 최장 20년이나 소요돼 장기 계획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예견된 호재여서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GTX를 통한 수도권 확장은 서울 주택가격 쏠림 현상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겸임교수는 "수도권 외곽도 서울로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해지는 만큼 주택가격의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상권 측면에서는 서울 도심에 오히려 집중되는 빨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 이선희 기자 /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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