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 FA 시장 장악, 기다리다 지쳐…” 류현진 아직도 계약 못한 이유, 1000만달러가 문제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라스가 FA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2023-2024 FA 시장은 확실히 예년에 비해 경직됐다. 류현진(37)이 아무리 S급, A급 FA가 아니라고 해도 1월 말까지 미계약 상태인 건 분명 이례적이다. 시장에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등 A급 선수들이 남아있다.
게다가 이들은 공교롭게도 스캇 보라스의 고객들이다. 보라스로선 류현진보다 이들의 계약이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계약이 1월에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 스프링캠프가 2월 중순이라서 아직도 시간은 좀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미계약 상태가 좀 더 지속되면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에게도 좋을 건 없다.
CBS스포츠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이번 FA 시장이 얼어붙은 네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역시 보라스의 존재감이 한 몫을 차지했다.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관철하기 위해 최대한 기다렸다가 벼랑 끝 담판을 선호하는 보라스의 스타일이 FA 시장의 전체 흐름을 더디게 한다는 얘기다.
CBS스포츠는 “스넬, 몽고메리, 벨린저, 채프먼이 1월 중순까지 계약하지 못한 건 우연이 아니다. 보라스는 최고의 고객들과 함께 시장에서 기꺼이 기다린다. 그것은 설계에 의한 것이다. 보라스가 FA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CBS스포츠는 “보라스는 오프시즌 후반까지 고객들을 위해 좋은 계약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에이전트다. 스토브리그를 움직이게 하거나 팀들이 개막에 맞춰 필요한 선수를 확보하도록 하는 건 보라스의 일이 아니다. 그의 일은 고객들을 돌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국면이 전환되긴 해야 한다. CBS스포츠는 “보라스의 고객 중 한 명이 기다리다 지쳐 계약하고 싶다고 말할 때, 또는 필사적인 단장이 보라스의 가격을 충족할 때 FA 시장은 활성화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CBS스포츠는 FA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로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가 빠져나간 이상 시장에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구단들이 저자세를 취하면서까지 급하게 계약할만한 선수는 없다는 냉정한 판단이다. 구단들도 FA들의 가격이 떨어지기까지 기다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란 의미다.
한편으로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 등 이번 오프시즌에 트레이드 시장이 활발하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한 팀들이 FA 시장에 관심을 덜 갖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레이드 시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은 서울시리즈 이전에 트레이드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이밖에 CBS스포츠는 스포츠 지역 방송국을 운영하는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이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즐긴 샌디에이고는 올 겨울 사실상 지갑을 닫았다. 중계권 수입이 끊긴 게 선수 투자에 큰 악영향이라는 얘기다. 샌디에이고와 비슷한 처지이거나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는 구단들도 지갑을 닫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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