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배현진이죠?” 묻고는 돌로 머리 내리쳤다
배 의원, 두피 1cm 열상 ‘봉합치료’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에서 피습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배 의원을 공격한 남성은 미성년자였다.
서울 강남경찰서와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배 의원은 이날 오후 5시18분쯤 신사동의 한 건물 엘리베이터 앞에서 신원불상의 남성이 휘두른 돌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다. 강남 지역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피의자는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돼 강남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1시간40여분 후인 오후 6시55분쯤 폴리스라인을 치고 사건 현장을 통제했다.
배 의원실 측이 공개한 사고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피의자는 배 의원이 건물에 들어서기 전 먼저 건물 내에 있었다. 배 의원이 피의자와 인사를 주고받은 뒤 건물 안으로 들어서 등을 진 사이, 피의자는 주머니에서 돌을 꺼내 배 의원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피의자는 배 의원이 바닥에 쓰러질 때까지 10여회 이상 머리를 향해 돌을 휘둘렀고, 이를 본 다른 시민들이 제지하기 전까지 수십초간 배 의원을 공격했다.
배 의원실 측 관계자는 “손바닥만한 돌로 (배 의원을) 때렸고, 돌이 깨졌을 정도”라며 “‘국회의원 배현진이시죠’라며 접근해 인사를 받아주려 할 때 갑자기 피습했다”고 전했다.
인근 상가에서 근무 중이던 한 시민은 피의자의 인상착의에 대해 “키가 160cm대로 작은 편이고 하얀색 마스크에 회색 비니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이 벌어진 건물 일대는 미용실과 미용실, 카페 등이 밀집한 지역이다. 배 의원은 해당 건물의 상가를 이용하기 위해 1층 유리문을 열고 건물에 진입한 후 엘리베이터 앞에서 공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장도로로 인근에서 돌을 찾을 수 없는 환경이라 피의자가 미리 돌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피의자의 범행동기, 계획범죄 여부, 흉기를 마련한 방법, 배 의원의 동선을 파악한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배 의원이 이송된 병원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고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서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 사안의 진상이 신속하고 명확하게 밝혀지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병실에서 배 의원을 만나고 나와서는 “배 의원은 잘 이겨내고 계시며 ‘국민께 너무 걱정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을 전해달라 부탁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심한 출혈이 있었으나 의식은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은 두피에 1cm 정도의 열상을 입어 봉합치료를 받았고, 두개골 내 출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석규 순천향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안정이 되고 지연성 출혈이 없거나 심하지 않으면 곧 퇴원하는데,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서 요양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아직 뇌진탕 증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의원 피습은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건설부지에서 피습을 당한 지 23일 만이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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