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자회사가 제작진 빼돌려”...‘SNL’ 70억 소송전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shinye@mk.co.kr) 2024. 1. 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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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에이스토리, 70억 손해배상 소송
이직한 PD “계약기간 끝나...노예계약 강요”
‘SNL코리아’ 포스터. 사진ㅣ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 시리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자사의 제작 인력을 쿠팡 자회사가 빼돌려 손해를 봤다며 거액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시리즈를 만든 안상휘 PD는 “(쿠팡 자회사로의) 정당한 이직에도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맞섰다.
“쿠팡 자회사가 제작진 빼돌려”...70억 청구소송
‘SNL코리아’ 리부트 시리즈를 제작한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25일 법무법인 디라이트를 통해 “쿠팡 자회사 CP(씨피)엔터테인먼트와 안상휘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 등의 영업방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소송은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됐으며 변론기일은 미정이다.

에이스토리는 자사 제작2본부의 본부장이었던 안상휘 씨와 그의 배우자인 장모씨, 안씨 부부가 설립한 회사 ‘우다다스튜디오’, C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이번 영업방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70억원을 청구했다.

‘SNL코리아’는 미국 NBC의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SNL(Saturday Night Live)’의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과거 tvN에서 2011∼2017년 시즌9까지 방송하고 종영했다. 에이스토리는 4년만인 2021년 리부트 시리즈를 부활, 쿠팡플레이와 독점 스트리밍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에이스토리는 “‘SNL코리아’를 제작하기 위해 2020년 12월 제작2본부를 신설하고 과거 tvN에서 ‘SNL코리아’ 시리즈를 제작했던 안상휘씨를 제작2본부장으로 영입했으며 제작진 11명 정규직 채용, 설비 마련 등 수십억원을 투자했다”며 “시즌4를 준비할 때 올해 2월 시즌5를 런칭하기로 쿠팡플레이와 협의하고 출연진 섭외까지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이 확정된 시즌5는 CP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다. 에이스토리는 “이렇게 해서 제작한 ‘SNL코리아’ 리부트 시리즈는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자리 잡는데 기여했는데, 쿠팡과 안상휘씨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코리아’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에이스토리에 따르면 CP엔터테인먼트가 ‘SNL코리아’ MC인 신동엽을 영입한다고 발표한 지난해 9월 4일 안씨가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이사에게 “제작2본부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쿠팡으로 가겠다”고 통보했고, 이후 안씨와 제작2본부 직원 11명은 모두 퇴사했다.

안상휘 PD “계약기간 만료...70억 이적료 요구 노예계약”
이에 대해 안상휘 PD 및 CP엔터테인먼트 제작팀 일동은 “에이스토리는 그간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 왔으며,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직에 대해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맞섰다.

안상휘 PD는 “저(안상휘)는 그간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스토리의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수차례 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이에 계약 기간 만료 이후 SNL 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계약기간 종료 이후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 대해 70억원이라는 이적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와 SNL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 구제 수단을 포함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스토리 “SNL코리아, OTT 쿠팡풀레이 성공 기여...배은망덕”
‘노예계약’ 강요와 관련해 에이스토리는 추가 입장문을 통해 “안씨가 에이스토리와 관련하여 노예계약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이다. 또한 에이스토리는 창사 이래 20년 동안 단 한번도 출연료를 연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에이스토리는 “안상휘는 에이스토리의 제작2본부장으로 에이스토리의 핵심적인 임원이자 업무집행지시자였던 사람으로서 상법 및 형법상 에이스토리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이다. 이러한 지위에 있던 안씨가 쿠팡 측을 위하여 에이스토리의 SNL제작팀 전원을 사직시키고 쿠팡 쪽에 취업하도록 한 것은 명백하게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며, 쿠팡 측은 안상휘의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쿠팡 측은 에이스토리의 안상휘를 포함하여 SNL 제작팀 전원을 부당하게 유인하여 사직을 종용하고 쿠팡의 자회사에 채용함으로써,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불공정거래행위를 범하였으며, 에이스토리는 이에 대하여 금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쿠팡과 안상휘가 함께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팀을 전부 쿠팡 측에 빼돌린 배신행위이고, 쿠팡은 SNL코리아의 대성공을 통하여 쿠팡플레이 OTT의 대성공을 이루게 한 에이스토리의 기여를 배은망덕으로 보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에이스토리가 안상휘와 쿠팡 자회사에 7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에이스토리의 SNL제작본부 사업부문을 부당하게 빼앗아간 것에 대한 정당한 손해배상청구”라며 “에이스토리는 쿠팡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와 함께, 안상휘와 쿠팡 관계자에 대한 형법상 배임죄의 형사고소와 쿠팡 자회사의 SNL코리아 시즌5 촬영 및 방송금지 청구를 준비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안상휘 PD는 CJ ENM의 tvN 예능국 총괄 CP(책임프로듀서)로 ‘SNL 코리아’를 처음 기획한 인물이다. ‘SNL 코리아’ 시즌 1부터 시즌 9까지 기획자 및 CP로 활약했다. 그가 담당했을 당시 ‘SNL 코리아’는 ‘여의도 텔레토비’ 등 거침없는 정치 풍자로 큰 인기를 누렸다. 2020년 tvN을 퇴사했고 에이스토리로 이적해 쿠팡플레이에서 ‘SNL코리아’ 리부트 시즌을 기획했다. 2023년 말 쿠팡의 자회사 중 하나인 CP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CP엔터테인먼트는 신동엽을 1호 연예인으로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에이스토리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빅마우스’ 등을 제작했다. 쿠팡플레이와 협업해 ‘SNL코리아’를 제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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