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련의 '햄릿' 돌아온다…국립극단, 2024년 라인업
'열린 객석' 선보이는 '스카팽'
차범석 '활화산' 50년 만에 무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이봉련이 주연을 맡았던 연극 ‘햄릿’이 4년 만에 정식으로 관객과 만난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희극 ‘스카팽’은 언제든 공연장 입·퇴장이 가능한 이색 공연으로 돌아온다.
2019년 초연 당시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매 공연 매진을 기록한 ‘스카팽’(몰리에르 원작, 임도완 각색·연출)은 전 회차 ‘열린 객석’으로 4월 명동예술극장에 찾아온다. ‘열린 객석’은 통상적인 공연과 달리 관객이 공연 도중에도 자유롭게 입·퇴장이 가능하도록 객석을 열어 둔 공연이다.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다 폭넓은 관객층이 열린 환경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5월에는 극작가 차범석의 희곡 ‘활화산’이 명동예술극장에 오른다. 고(故) 이해랑 연출이 1974년 국립극단 제67회 정기공연으로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50년 만에 선보이는 ‘활화산’은 극단 그린피그 상임연출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로 활동 중인 연출가 윤한솔이 연출한다. 차범석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7월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선보여 관객과 제대로 만나지 못한 ‘햄릿’(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정진새 각색, 부새롬 윤색·연출)이 돌아온다. 2020년 제작 당시 배우 이봉련을 ‘햄릿’에 전격 캐스팅해 화제가 됐으나 팬데믹 여파로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만 공개됐던 작품이다. 무대디자인과 의상 등 전체적인 비주얼 콘셉트를 변경해 새로운 미장센과 더 날카로운 시대성으로 관객에게 찾아간다.
하반기에는 2020년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인 ‘간과 강’(동이향 작, 이인수 연출), 해외 신작 ‘사일런트 스카이’(로렌 군더슨 작, 김민정 연출)을 명동예술극장에 선보인다. ‘간과 강’은 일상에 지치고 무감각해진 주인공 ‘L’이 의학적으로 판명되지 않은 자신의 통증과 대면한다는 내용으로 현대인의 인식을 지배하는 ‘공허’를 다룬다. ‘사일런트 스카이’는 여성은 투표조차 할 수 없었던 19세기 하버드 천문대 소속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2023년 ‘창작공감: 연출’을 통해 개발한 또 하나의 작품인 극작가 겸 연출가 김연민의 신작(제목 미정)도 7월 관객과 만난다. 인구 감소로 폐쇄조치가 내려진 소멸 지역에 전기 공급 중단이 시작된다는 설정 아래 전기망으로 표현한 ‘소멸일기’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8월에는 ‘창작공감: 작가’ 작품인 ‘은의 혀’(박지선 작, 윤혜숙 연출), ‘모든’(신효진 작, 김정 연출)을 선보인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준비 중인 ‘슈퍼 파워’(가제, 박근형·이미경 작, 윤혜진 연출)는 오는 5월에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국립극단은 ‘제11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 ‘제7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을 한일연극교류협의회, 한중연극교류협회와 각각 공동으로 무대에 올린다. ‘스카팽’,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등의 지역 공연도 추진한다. 어린이청소년 공연 문화 활성화를 위한 ‘우리동네 작은극장’, 36개월 이하 영유아 및 보호자 대상 쇼케이스 ‘더 어린 관객을 위한 극장’ 등의 사업도 이어간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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