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시 10년 넘은 ASML 심자외선 노광장비만 살 수 있다

김재현 전문위원 2024. 1. 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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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많은 수출 통제를 가장 원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수출 통제가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 효과적이고 정상적이라는 것 역시 알아야 한다."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진행된 연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게 답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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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 발언… 2013년 출시된 NXT:1965Ci만 허용
피터 베닝크 ASML CEO/로이터=뉴스1

"나는 더 많은 수출 통제를 가장 원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수출 통제가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 효과적이고 정상적이라는 것 역시 알아야 한다."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진행된 연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게 답한 내용이다.

베닝크 CEO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성숙(레거시) 공정, 미드 레인지 반도체는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라며 "나는 이러한 반도체에 대해 계속 개방하는 걸 절대적으로 찬성한다.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1조달러가 넘고, 이러한 반도체가 사회 발전을 지원하고 있기에 우리는 충분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베닝크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첨단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의 대중 수출 통제에 협력해야 하나, 레거시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장비는 계속 수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규제했으며 지난해부터 고성능(액침식)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에도 수출 통제를 적용하고 있다.

24일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올해부터 DUV 노광장비 NXT:2000i, NXT:2050i, NXT:2100i 및 이후 출시된 액침식 DUV 노광장비는 정부 수출허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확인받았다"며 이는 회사의 예측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 일부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는 NXT:1970i와 NXT:1980i를 수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SML의 DUV 노광장비 NXT:1965Ci/사진=ASML 홈페이지

차이신은 미국·네덜란드 정부가 일부 중국 파운드리업체가 1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이하 공정을 개발하지 못하게끔 ASML이 NXT:1980i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일부 중국 파운드리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 SMIC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차이신은 NXT:1970i까지 중국 수출이 금지된 건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베닝크 CEO는 NXT:1980i와 NXT:1970i는 차이가 거의 없어 한 제품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NXT:1970i가 첫 출시된 건 2013년이며 2016년 출시된 NXT:1980i의 이전 버전이다. 두 장비의 정렬 정확도는 각각 3.5나노와 2.5나노이고, 시간당 웨이퍼 작업량은 각각 275개와 330개다.

결국 중국은 10년도 넘은 2013년 출시된 NXT:1965Ci만 구매할 수 있다. 이 장비의 정렬 정확도는 4.5나노이며 매시간 웨이퍼 250개까지 작업이 가능하다. 14나노이상 공정에서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최첨단 NXT:2100i의 정렬 정확도 1.3나노에는 크게 못 미친다.

한편 ASML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275억5900만유로로 전년 대비 30.2% 늘었고 순이익도 39.4% 증가한 78억3900만유로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총이익률은 51.3%로 지난 2021년(52.7%)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ASML의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29%로 대만(3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분기부터 중국 시장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중국 파운드리업체가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를 앞두고 ASML 장비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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