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軍 선거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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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폭우를 맞으며 크렘린 옆 '무명용사 묘'에 헌화했다.
푸틴은 우산을 받쳐주려는 손길을 뿌리쳤다.
이후 '우산 없이 비를 맞은 이유'에 대해 푸틴은 "난 설탕이 아니다. 비 좀 맞는다고 녹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부 언론은 이를 '푸틴의 위엄(dignity)'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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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폭우를 맞으며 크렘린 옆 '무명용사 묘'에 헌화했다. 이날은 2차대전 중이던 1941년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바르바로사 작전'이 개시된 날이다. 푸틴은 우산을 받쳐주려는 손길을 뿌리쳤다. 이후 '우산 없이 비를 맞은 이유'에 대해 푸틴은 "난 설탕이 아니다. 비 좀 맞는다고 녹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쟁 중 군인들이 숱하게 숨졌는데 비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미였다. 일부 언론은 이를 '푸틴의 위엄(dignity)'이라고 표현했다.
국가 정상이 군인을 기리는 의식 때 우산을 거부한 것은 푸틴만이 아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1961년 5월 31일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 개선문의 무명용사 묘를 참배할 때도 비가 왔지만 둘 다 우산을 안 썼다.
비를 맞는 것은 군인들 노고에 동참한다는 신호를 주면서 국민 마음을 얻는 효과를 낸다. 이로 인해 군을 활용하는 것도 선거 전략 중 하나다. 푸틴이 맞은 장대비는 이듬해(2018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를 향한 구애이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남편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방위군 소령으로 작년 6월 아프리카에 파병됐다. 헤일리는 최근 경선 토론에서 "대선 출마는 남편, 함께 복무하는 동료들을 위한 것"이라며 "군인들 희생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군인 예우가 각별한 미국에서 군인 남편을 부각하며 지지 확대를 노린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명절과 연말 연시에 군부대를 즐겨 찾는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군인들을 격려하는 데 제격이다. 반면 선거를 겨냥한 방문도 적지 않다. 24일 김포 해병부대에 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군인 복지공약을 여럿 내놨다. 당직비 인상과 종합건강검진비 지원, 병사 휴대폰 요금 할인율 50% 등이다. 화장실 비데 설치 요청도 수긍했다. 예비군 훈련은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초급간부 영외 거주 지원 확대도 제시했다. 감당할 재정 부담도 문제지만 이렇게 해서 나라가 제대로 지켜질 지 걱정된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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