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린 '계곡살인' 알고도 방조"…이은해·조현수 도운 30대 징역 5년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2022년 4월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계곡살인 사건' 주범인 이은해씨(33)와 조현수씨(32)의 계획 범행을 사전에 알고도 방조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류호중)는 이날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32)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은 선고 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앞선 재판에서 A씨는 이씨와 조씨의 살해 의도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관련자들의 진술, 이씨와 조씨의 메신저 대화 내용, 당시 찍힌 영상 등을 종합했을 때 A씨가 살해 의도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씨와 조씨가 수영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하고 보험금을 탈취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그에 대해 방조한 것으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살인 방법과 사망원인에 대해 재판에서 허위 진술을 한 점,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한 점을 보아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씨와 조씨와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사전에 공모하는 등 공동정범에 준한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보험금을 얼마 받기로 약정했는지 사실관계도 알 수 없다"며 "생활 환경, 나이, 가족관계를 모두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와 조씨가 수영을 전혀 못 하는 이씨의 남편 B씨(사망 당시 39세)를 숨지게 할 당시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08년 가출팸(가출 청소년들이 원룸, 고시원 등에 모여 숙식을 해결하는 '가출 패밀리'의 준말)을 통해 이씨를 알게 됐고, 2011년 지인을 통해 조씨를 알게 됐다. 이후 2019년 1월 이씨와 조씨의 B씨에 대한 살인 계획을 알고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 결정하면서 이씨는 무기징역, 조씨는 징역 30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