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속어’ 왜곡 보도 MBC기자, 野후보와 후드티 판매 모델 논란

김명일 기자 2024. 1.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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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 선언 류삼영 전 총경과 나란히
수익금 일부, 류 전 총경에 후원
기자 “포스터에 함께 실리는 줄 몰랐다”
해당 출판사가 제작한 홍보포스터. /출판사 페이스북

작년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訪美)에서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을 왜곡 전달해 ‘비속어 논란’을 촉발했던 MBC 이기주 기자가 최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를 선언한 류삼영 전 총경과 함께 8만원짜리 후드티 판매 행사 모델로 나섰다. MBC 내부에서 정치중립 위반 비판이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의 책을 출판했던 메디치미디어는 지난 11일부터 온라인상에서 ‘with me 후드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근 민주당 총선 후보로 나선 류삼영 전 총경과 이기주 기자를 홍보 모델로 내세워 8만원짜리 후드티를 판매하는 행사다. 판매 수익의 일부는 사회공헌단체에 기부되며, 판매대금의 10%는 류삼영 전 총경과 이기주 기자에게 돌아간다고 소개했다.

MBC 소수노조인 제3노조는 25일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며 후드티 장사에 나선 MBC 기자, 회사는 즉각 조치하라”라고 했다.

제3노조는 “이기주 기자가 외부 업체의 정치적 상업 이벤트에 적극 참여해 물의를 빚고 있다”며 “이 기자는 최근 자신의 책을 출간해준 출판사가 진행하는 ‘당신을 위한 민주주의에 후원하세요’라는 제목의 이벤트에 모델로 참가했다. 이 이벤트는 구체적인 목적과 사용처에 대해선 알리지 않은 채 후드티를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with me 후드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제3노조는 “후드티는 현재 온라인에서 개당 8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업체는 판매대금의 10%가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킨’ 이 기자와 다른 저자 1명에게 돌아간다고 홍보하고 있다”며 “포스터를 보면 ‘윤석열 정부 1년 반 민주주의와 정의가 흔들리는 대한민국’에서 권력의 실체를 취재한 기자라고 이 기자를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기자와 함께 나선 또 한 명의 모델은 이 정부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 총경회의를 이끌었고 최근 민주당 총선 후보로 나선 류삼영 전 총경이었다”며 “반정부 정치 이벤트임이 명백해 보인다. 이벤트를 기획한 출판사는 이 기자와 류 전 총경 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 등과 손잡고 책을 출판한 업체”라고 했다.

제3노조는 “이 기자의 행위는 무엇보다 공영방송 기자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고 명백한 MBC 취업규칙 위반”이라며 “취업규칙 6조2항에 따르면 MBC직원은 정치적 중립성 준수를 위해 직원 명의로 하는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제3노조는 “이 기자가 개인적 소신과 양심을 드러내고 싶다면 MBC 기자 타이틀을 내려놓고 해야할 것”이라며 “이 기자의 행위는 선량한 MBC 직원들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회사는 이 기자의 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벌이고 합당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출판사 측은 조선닷컴에 “포스터에 류삼영 전 총경과 함께 들어간다는 사실을 이 기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단순히 최근 출판한 저자들이라 함께 포스터에 넣은 것이다. 정치중립 위반 문제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기자는 조선닷컴에 “저도 모르고 있었는데 포스터를 주변 분들이 보고 알려주셨다. 결과물을 보고 출판사에 항의를 했는데 아직까지 수정이 안 된 것”이라며 “후드티 판매대금의 일부가 저에게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제 몫의 수익은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그 부분도 수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한편 이 기자는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 당시 MBC가 불명확한 음성 녹음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하 발언을 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는데 관여했던 인물이다.

이 보도에 대해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 12부(재판장 성지호)는 정정 보도를 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은’이라 발언하였는지 여부가 기술적 분석을 통해서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MBC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은’이라 발언하였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진위가 불분명한 ‘바이든은’ 부분을 자막에 추가함으로서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 왜곡이 생기게 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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